1심, 민주노총 간부 1명 징역 1년에 집유 2년…단순 참가 26명 선고유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당국의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 본사로 진입, 불법집회를 주도한 민주노총 산하 간부 등이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언덕 넘어 강행' 코로나 시국 원주 불법집회 주도자 징역형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감염병 관리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간부 A(5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다른 간부 B씨는 벌금 700만원,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지부 간부 C씨 등 3명은 벌금 400만원을 선고하고, 나머지 조합원 26명은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 등은 코로나19 시국인 2021년 7월 23일 건보공단 원주 본사 앞에서 400여명 이상이 참가한 '비정규직 직접고용 촉구 결의대회'를 여는 등 당국의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하고 금지 통고된 집회를 여러 차례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원주시 전역에 집회를 금지하고 1인 시위 등 일정 인원만 허용하는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그런데도 A씨 등은 집회를 주도했고 일부 조합원들은 집회 장소인 건보공단 본사의 출입이 막히자 인근 수변공원으로 우회해 언덕을 올라 울타리를 넘어 집회를 강행하기도 했다.

A씨 등은 재판에서 "1인 시위 외 집회를 전면 금지한 행정명령은 평등권 침해 및 과잉금지원칙 위반으로서 위헌인 만큼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주장했다.

'언덕 넘어 강행' 코로나 시국 원주 불법집회 주도자 징역형
이에 재판부는 사적 모임이나 대면 행사 금지 등 국민의 재산권 행사와 사생활의 자유도 큰 폭으로 제한됐던 점을 고려하면 당국의 행정명령이 과도하거나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A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대다수 국민은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한 당국의 조치와 행정명령에 충실히 따르며 희생을 감수했지만, 피고인들은 현행법의 테두리를 넘어 이 사건 범행을 주도했다"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만 이 사건 집회 등으로 감염병 확산의 위험이 현실화하거나 방역에 지장을 초래하지도 않았다"며 "나머지 26명의 피고인은 단순 가담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간부 A·B씨 등 2명과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