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우려…이스라엘도 "대규모 공격시 방어 어려울 수도" 시인
"이스라엘, 남부 군사자원 북부로 이동 계획 미국에 알려"
"헤즈볼라와 전면전시 이스라엘 아이언돔 힘 못쓸 수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면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 내에서 이스라엘의 방어 능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헤즈볼라가 정밀유도탄 등을 이용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의 최첨단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도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미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아이언돔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이 헤즈볼라의 공격에 제압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적어도 일부 아이언돔 배터리는 (헤즈볼라의 공격에) 압도될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같은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미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수년 동안 이란의 지원으로 비축한 다량의 정밀유도탄과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헤즈볼라가 정밀 유도 무기를 이용한 대규모 공격을 수행하면 자국의 시스템이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CNN에 말했다.

앞서 이달 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육군 기지의 아이언돔 포대를 드론으로 공격해 손상을 가했다는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아이언돔의 피해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헤즈볼라 공격의 정교함에 놀랐고 아이언돔이 취약하다고 본다고 미국 측에 실토했다고 미 당국자 2명이 전했다.

한 소식통은 헤즈볼라가 정밀 유도탄과 미사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 자잘한 교전을 벌여왔다.

하마스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일원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반격하며 충돌이 지속된 것이다.

이들의 충돌은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고위급 헤즈볼라 지휘관 탈레브 사미 압둘라가 숨지면서 한층 격화했다.

헤즈볼라는 12일 열린 압둘라의 장례식에서 보복을 다짐한 뒤 13일까지 이틀에 걸쳐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과 드론을 이용한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그 뒤 18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공개 거론하고 나섰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침공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양측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다만 미국은 가자 전쟁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특사인 에이머스 호크스타인을 레바논으로 보내 외교적 해결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미국 측에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가자지구 남부에 배치한 군사 자원을 북부로 이동할 계획이라는 점을 알려왔다고 미 당국자들이 CNN에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