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파도가 서울역을 덮쳤다 … 현실을 벗어난 꿈의 세계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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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아트 기업 디스트릭트
창립 20주년 기념전 ‘리사운드: 울림 그 너머‘
창립 20주년 기념전 ‘리사운드: 울림 그 너머‘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오가는 장소 중 하나인 서울역. 지금 서울역 2번출구 앞에 자리한 문화역서울 284 안으로 들어서면 대형 파도가 공간을 덮쳐온다. 마치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망망대해 속에 조난당한 듯한 두려움을 선사한다.
현실과 가상 사이 그 어딘가, 새로운 세계가 서울역에 펼쳐졌다. 디지털 미디어아트 기업 디스트릭트가 선보이는 ‘리사운드 : 울림 그 너머’ 전시를 통해서다. 기존 디스트릭트가 선보였던 전시와 달리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외부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디스트릭트는 제주, 여수, 강릉, 부산 등 국내 4곳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국 청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에 ‘아르떼 뮤지엄’을 열고 관객을 만나고 있는 국내 대표 미디어아트 기업이다. 2020년에는 삼성역 외부 전광판에 파도를 구현한 미디어아트 ‘웨이브’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출입문 바로 앞,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파도 작품은 ‘오션’. 디스트릭트는 문 하나를 통과하는 것만으로 일상 공간과 완벽히 구분된 ‘새로운 세계’를 관객에게 선사하기 위해 이 작품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광활한 바다를 표현해낸 사운드는 장영규 음악감독이 담당했다.
한쪽에 마련된 방 안으로 들어서면 칠흑 같은 어둠이 관객을 감싼다. 천장과 바닥에는 수십 개의 스피커만이 놓였다. 관객들은 앞이 희미하게 보이는 어두운 공간 속에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운드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 작업은 독일 기반의 사운드 예술단체 ‘모놈’과 험업한 4D 사운드 작품 ’이매진드 월드‘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미지의 세계를 360도 전방향 사운드 공간으로 구현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옛 서울역사 공간을 그대로 활용한 전시 구성이 특별하다. 대합실로 쓰였던 넓은 광장에는 대형 미디어아트를, 귀빈 대기실이었던 좁은 안쪽 공간에는 집중력이 요구되는 사운드 작품을 놓았다.
털로 덮인 스피커를 만지면 소리가 달라지는 ASMR 사운드 작업,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블랙홀을 소리로 구현한 작품들은 시각적 효과 없이 소리만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디스트릭트는 실제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미국 MIT,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등 해외 석학들과 협업하기도 했다.
관객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관객들이 직접 신발을 벗고 ‘부유하는 마음’이라는 소파에 앉아 헤드폰으로 흘러나오는 ASMR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다른 공간에서는 관객이 앉아 소리를 들으면 진동이 느껴지는 체험형 작품이 놓였다.
한층 위로 올라가면 옛 양식당 ‘그릴’을 극장으로 바꾼 장소가 펼쳐진다. 관객들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디스트릭트가 올해 초 영국 아우터넷에서 선보인 영상작품 ‘플로우’가 상영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관객에게 소개된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현실과 가상 사이 그 어딘가, 새로운 세계가 서울역에 펼쳐졌다. 디지털 미디어아트 기업 디스트릭트가 선보이는 ‘리사운드 : 울림 그 너머’ 전시를 통해서다. 기존 디스트릭트가 선보였던 전시와 달리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외부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디스트릭트는 제주, 여수, 강릉, 부산 등 국내 4곳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국 청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에 ‘아르떼 뮤지엄’을 열고 관객을 만나고 있는 국내 대표 미디어아트 기업이다. 2020년에는 삼성역 외부 전광판에 파도를 구현한 미디어아트 ‘웨이브’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출입문 바로 앞,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파도 작품은 ‘오션’. 디스트릭트는 문 하나를 통과하는 것만으로 일상 공간과 완벽히 구분된 ‘새로운 세계’를 관객에게 선사하기 위해 이 작품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광활한 바다를 표현해낸 사운드는 장영규 음악감독이 담당했다.
한쪽에 마련된 방 안으로 들어서면 칠흑 같은 어둠이 관객을 감싼다. 천장과 바닥에는 수십 개의 스피커만이 놓였다. 관객들은 앞이 희미하게 보이는 어두운 공간 속에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운드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 작업은 독일 기반의 사운드 예술단체 ‘모놈’과 험업한 4D 사운드 작품 ’이매진드 월드‘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미지의 세계를 360도 전방향 사운드 공간으로 구현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옛 서울역사 공간을 그대로 활용한 전시 구성이 특별하다. 대합실로 쓰였던 넓은 광장에는 대형 미디어아트를, 귀빈 대기실이었던 좁은 안쪽 공간에는 집중력이 요구되는 사운드 작품을 놓았다.
털로 덮인 스피커를 만지면 소리가 달라지는 ASMR 사운드 작업,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블랙홀을 소리로 구현한 작품들은 시각적 효과 없이 소리만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디스트릭트는 실제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미국 MIT,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등 해외 석학들과 협업하기도 했다.
관객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관객들이 직접 신발을 벗고 ‘부유하는 마음’이라는 소파에 앉아 헤드폰으로 흘러나오는 ASMR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다른 공간에서는 관객이 앉아 소리를 들으면 진동이 느껴지는 체험형 작품이 놓였다.
한층 위로 올라가면 옛 양식당 ‘그릴’을 극장으로 바꾼 장소가 펼쳐진다. 관객들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디스트릭트가 올해 초 영국 아우터넷에서 선보인 영상작품 ‘플로우’가 상영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관객에게 소개된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