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뉴 셀토스'. <기아 제공>
기아 '더 뉴 셀토스'. <기아 제공>
올해 들어 소형차 판매량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간 지속된 대형화 추세와는 다른 흐름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가 판매량을 주도하며 소형차 열풍을 이끌고 있다.

2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셀토스는 올해 1~5월 누적 2만3645대 팔렸다. 국내 소형차 판매량 1위다. 같은 기간 준중형 세단 아반떼(2만3482대)보다도 많이 팔렸다. 특히 지난달에는 6014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50%, 전월 대비로는 22.7% 증가했다.

셀토스는 2022년 부분 변경 이후로 연식 변경 모델만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소형 SUV 인기를 견인했다. 올해 1~5월 판매량으로 보면 경쟁 모델 코나가 1만1687대 팔려 셀토스 뒤를 쫓고 있다. 이어 트랙스 크로스오버(8756대), 니로(7052대), 티볼리(2773대), 베뉴(1827대) 순으로 집계됐다.

쟁쟁한 소형차 라인업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요인으로는 상품성 대비 저렴한 가격이 첫 손에 꼽힌다. 셀토스는 가장 낮은 트림에서 옵션을 적용하지 않은 가격인 2087만원부터 시작한다.

단순 기본 트림 시작가로 비교하면 경쟁 차량인 코나(2446만원), 티볼리(2312만원)보다 저렴하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인정받은 셀토스는 지난해 글로벌에서 누적 판매 대수 100만대를 돌파하며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현재 자동차 시장 상황상 소형차가 전반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셀토스 열풍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소형차 판매량은 1만2162대로 전월 대비 8.5%,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했다. 올 들어 누적 판매량 5만1725대로, 경형 모델 판매량(4만6517대)을 넘어섰다.

이 같은 소형차 인기는 그동안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았던 대형차 선호 현상과도 대조된다. 지난달 대형차는 총 1만4541대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준대형 모델 판매량은 1만6627대로 전년 대비 28.1% 줄었다. 고금리 등 경제 불황이 이어지면서 신차 수요가 준대형, 대형 구매보다 소형이나 중형으로 쏠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중형 모델은 3만4841대가 팔려 전년 동월 대비 12.3% 늘었다.

완성차 업계는 올 상반기 전기, 내연기관을 통틀어 신형 소형차를 대거 내놨다. 기아는 소형 전기 SUV인 EV3를 출시했다. 3000만원 중반대 가격으로 1회 충전 시 501㎞를 달린다. 업계에 따르면 EV3는 사전계약 시작 한 주 만에 6000대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GM(제너럴 모터스) 한국 사업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놨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GM의 내수 판매량을 책임지는 효자 모델이다. 수입차 중에선 BMW가 미니 컨트리맨 가솔린 모델을 최근 출시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 콤팩트 모델 EQA·EQB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등 경제 불황이 이어지면서 차 산업이 얼어붙은 가운데 차 모델이 얼마 없는 경형보다는 성능 대비 가격이 적절한 소형차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형차 라인업이 비교적 다양한 편이라 당분간 소형차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