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포유류 종 95%는 수컷이 새끼 돌보지 않아"
‘포유류’라는 말은 1758년 스웨덴 생물학자 칼 린네가 이름 붙였다. 젖을 먹이는 동물이란 뜻이다. <그래서 포유류>는 이 포유류를 다룬 교양 과학서다. 신경생물학자인 저자가 포유류가 가진 흥미로운 특징 13가지를 설명한다.

부모가 새끼를 돌보는 것은 포유류의 특징이다. 체온이 일정한 온혈동물인 까닭에 부모가 영양과 온기를 제공하지 않으면 새끼는 죽는다. 조류도 마찬가지지만 차이가 있다. 조류의 90%는 새끼 양육에 수컷이 도움을 준다. 반면 95%의 포유류 종은 수컷이 양육에 조금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새는 젖을 먹지 않아 먹이를 얻어먹어야 한다. 먹이를 잡아주는 건 암컷과 수컷 모두 할 수 있는 일이다. 포유류는 어미의 젖을 먹고 자라는데 수컷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포유류 수컷은 차라리 번식을 위해 다른 암컷을 찾아 떠나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실제로 그런 수컷이 더 많은 유전자를 남겼다.

포유류는 성장 속도가 빠르다. 젖을 통해 풍부한 영양을 공급받는 덕분이다. 또 태어나서는 숨을 쉬고 잘 싸기만 하면 된다. 알에서 깨어나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파충류가 마주하는 힘겨운 현실과 사뭇 다르다. “마치 동물 세계의 잡초”처럼 빠르게 번식하며 이곳저곳 개척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책은 포유류의 세계를 다채롭고 흥미롭게 탐구한다. 인간 또한 거대한 포유류 가족의 일원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임

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