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팝 연습생 등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K-컬처 연수비자’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해외 워케이션(일+휴가 병행)족을 유치하기 위해 ‘디지털 노마드 비자’ 도입도 검토한다. 국내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 여행객을 확대하고,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관광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정부는 1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외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하고, 관광수입 3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여행·관광업계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우선 정부는 K팝 그룹으로 데뷔하거나 드라마·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전문적인 연수 활동을 희망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연내 K-컬처 연수비자를 시행한다. 현재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예술흥행(E-6) 비자가 있지만, 기획사와 정식 계약을 맺어야 하는 등 지망생 입장에선 절차가 까다롭다. 정부는 이들이 오랜 기간 수월하게 국내에 머무르며 관련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 도입도 검토한다. 정부는 해외 기업에서 일하는 고소득 외국인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1년간 국내에 머무를 수 있는 해당 비자를 시범 운영 중이다. 워케이션 관광객 유치가 지역 인구 감소 해법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인센티브와 연계해 비자 요건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방한 외국인의 장기 체류 활성화 방안은 방한 외국인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당국의 대응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87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90%까지 회복하는 등 양적인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관광수입은 회복이 더딘 편이기 때문이다.정부는 단기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입국 간소화 절차도 마련했다. 비자심사 인력, 비자신청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대표적이다. 최근 방한 관광수요가 높아진 동남아시아 지역 관광객의 경우 비자 발급에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리는 일이 발생하며 생긴 불만에 대응하는 조치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 부산~자카르타, 청주~발리 노선을 신설하는 등 동남아 관광객의 여행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윤희성 수출입은행장(가운데)은 지난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라힘베르디 제파로프 투르크메니스탄 대외경제은행장(오른쪽), 장영진 무역보험공사 사장과 만나 금융 협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세 기관은 투르크메니스탄 협력사업을 공동 발굴하고 한국 기업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발주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금융 지원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윤 행장은 “투르크메니스탄 에너지·인프라 시장에 우리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5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가 겹쳐 ‘빚투’(빚을 내서 투자)가 성행하던 2021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주요 은행의 지난 5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2308억원으로 전월 말(698조30억원) 대비 5조2278억원(0.7%) 증가했다.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7월(6조2009억원) 후 2년10개월 만에 최대다.주담대가 급증한 것이 전체적인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월 말 540조9903억원에서 5월 말 546조3060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3157억원(1.0%) 늘었다. 작년 11월(1.0%)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주담대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난 원인으로는 연초부터 주택 매매가 활성화된 점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는 1월 3만2111호에서 2월 3만3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4119호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보통 주택 매매는 1~2개월 후에 주담대 잔액에 영향을 미친다.주담대와 달리 집단대출은 지난달 1248억원(0.1%) 감소했다. 전세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638억원(0.1%) 늘어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정체되고 집단대출이 감소했는데도 전체 주담대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주택시장 회복이 주담대 증가의 핵심 원인이란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