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미국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2024년 상반기 환율 보고서’를 발표하고 중국 일본 등 7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작년 하반기에 지정된 6개국에 더해 일본이 1년 만에 새로 추가됐다. 한국은 2016년 후 7년 만인 작년 하반기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데 이어 이번에도 빠졌다.

미 재무부는 △대미 무역 흑자가 150억달러(약 20조8000억원) 이상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초과 △달러 순매수가 12개월 중 8개월간 GDP의 2% 초과 등 조건을 따져본다. 이 중 세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 두 가지 기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다만 환율관찰대상국은 말 그대로 ‘관찰’ 대상이어서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한국은 세 가지 요건 중 무역 흑자 기준에만 해당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작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445억달러(약 61조8000억원)로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354억9000만달러(약 49조3000억원)로 GDP의 2.1% 수준이었다. 최근 달러 강세로 달러 순매도 기조도 계속됐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작년 상반기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가 이번에 새로 지정됐다. 일본은 작년 대미 무역 흑자가 624억달러(약 86조7000억원)에 달했고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3.5%여서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초과했다. 보고서는 “일본이 외환 운용을 투명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정부가 지난 4~5월에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해 엔화 가치를 강화하고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독일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이번에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