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 21일 오후 4시 21분
美 시장 뚫었다…'2세대 K뷰티' 상장 채비
미국 시장에서 괄목한 만한 실적을 낸 2세대 화장품 업체들이 줄줄이 증시에 입성할 채비를 하고 있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달바’ 운영 업체인 비모뉴먼트, 미국 화장품 플랫폼 업체인 미미박스 등이 상장(IPO)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 기업은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높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과 달리 미국·동남아시아 시장을 개척해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모뉴먼트는 오는 9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008억원, 345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안정적 실적을 앞세워 IPO 작업을 순조롭게 매듭지을 방침이다. IPO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 회사 화장품 브랜드인 달바의 주력 제품은 미스트와 선크림 등이다. 달바 미스트는 ‘승무원 미스트’로 입소문을 타면서 2030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비모뉴먼트의 실적이 갈수록 좋아지는 데다 성장 여력도 상당하다”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달바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냈다. 작년 해외 매출 446억원을 올렸다. 미국과 일본 매출이 각각 1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의 아마존 미스트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일본 온라인쇼핑몰 큐텐의 미스트 부문에서도 정상 자리를 꿰찼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도 진출을 추진 중이다.

미미박스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작업에 나섰다. 2012년 출범한 이 회사는 화장품 구독 서비스와 함께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미미박스는 최근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이커머스 서비스인 ‘틱톡숍’에 진출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여기에 올린 회사 제품 영상이 입소문을 타 1020세대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매출의 절반이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나오는 등 해외 사업 비중도 크다.

이들 업체의 공통된 강점으로 미국과 일본, 동남아로 매출을 다각화한 것이 꼽힌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실적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1세대 화장품 기업과 차별화된다는 시각도 있다. 1세대 업체들은 한한령과 코로나19를 겪으며 실적이 크게 요동친 바 있다.

뷰티디바이스를 앞세운 뷰티테크 기업들도 IPO에 나서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 이지템은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코스닥시장 입성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체온계 생산 기술을 활용해 피부미용기기를 개발했다.

이지템은 올해 증시에 안착한 뷰티테크 기업인 에이피알과 라메디텍의 뒤를 잇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에이피알과 라메디텍은 고가 뷰티디바이스를 내세워 실적을 끌어올렸다. 뷰티디바이스는 피부 주름과 탄력을 개선하는 의료기기로 소비자가 집에서 사용할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