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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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에서 평균 7%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주가가 부진한 2차전지,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종목 등을 사들인 결과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반도체·자동차 업종에 투자해 평균 16% 넘는 수익률을 냈다.

○2차전지 산 개인 울상, 반·차 산 외인 활짝

네이버·배터리 담은 개미 '쓴잔'…외국인, 반·차로 짭짤
21일 한국경제신문이 연초 이후 이날까지 투자자별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의 평균매수단가(총매수 금액을 총매수 주식 수로 나눈 액수)와 이날 종가를 비교한 결과 개인은 10개 종목에서 평균 7.17%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종목 중 엔켐을 제외한 9개는 모두 평단가가 이날 종가보다 높아 손실을 봤다.

개인의 올해 순매수 1위인 네이버는 개인 평단가가 19만2789원이었다. 이날 종가(16만7600원)와 비교하면 올 들어 네이버를 매수한 개인이 현재까지 이 종목을 보유했을 경우 평균적으로 13.06%가량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개인이 주로 매수한 2차전지 종목도 대부분 ‘파란불’이었다. 평단가와 비교하면 삼성SDI는 6.77%, LG화학은 15.05%, LG에너지솔루션은 12.35%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손실이 큰 것은 JYP엔터테인먼트였다. JYP엔터테인먼트 매수자의 평단가와 이날 종가를 비교하면 개인은 평균 20.87%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에서 평균 16.80% 수익률을 거뒀다.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9개 종목에서 모두 10% 이상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외국인 평단가가 7만7066원이었다. 이날 종가(8만원)와 비교하면 3.66% 정도 수익이 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타고 올해 64.33% 급등한 SK하이닉스는 외국인 평단가가 17만2282원으로 평균 26.37% 수익률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 밖에 HD현대일렉트릭(32.81%) 알테오젠(39.77%) 크래프톤(18.11%) 등도 평단가와 비교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기관투자가도 2차전지주 부진으로 투자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 기관 순매수 2위인 LG화학은 평단가가 42만5575원이다. 이날 종가(35만5500원)를 고려하면 19.71% 손해를 본 셈이다. 순매수 6위인 에코프로머티는 평단가 대비 60.21%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0.4%, 에코프로머티를 제외하면 평균 -4.86%였다.

○“2차전지 밸류 부담 지속”

증권가는 개인이 올해도 2차전지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어 외국인과 수익률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2차전지주의 평균 주가는 지난 11개월간 38% 하락해 지난해 초반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그럼에도 판가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국내 반도체 업종은 올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SSD가 AI 생태계 확대에 강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며 “올해 HBM 관련 업체는 모두 높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이 반도체·자동차 등 올해 주도 업종에서 빠져나간 것도 수익률 격차가 커진 원인이다. 올해 개인 순매도 1위는 현대차(3조8579억원), 2위는 삼성전자(3조1250억원)였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개인은 들고 있던 종목이 오르면 빨리 팔고 다음 종목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전략으로는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