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이 지중해 연안의 석유가스 프로젝트들을 맡는 에너지 대기업을 세운다.

칼라일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상장사 에너지안으로부터 이탈리아, 이집트, 크로아티아에 걸쳐 화석연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인수해 지중해 중심의 에너지 기업을 세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가액은 잠정적으로 8억2000만달러다. 이 중 5억달러가량은 현금으로 즉시 지급하고, 나머지는 성과 기준에 따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이 경우 인수액이 최대 9억4500만달러에 달할 수 있다.

칼라일은 “인수 자산에서 생산하는 석유를 현재 하루 평균 3만4000배럴에서 5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과 북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중해 해상 유전에서 가스를 생산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칼라일은 새로 설립되는 회사에 영국 석유 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전직 최고경영자(CEO) 토니 헤이워드를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칼라일이 소유한 콜롬비아 석유 생산기업 시에라콜의 의장직도 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칼라일은 블랙록 등 다른 경쟁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화석연료 투자에 발을 빼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관련 자산 거래를 늘려왔다”고 전했다.

칼라일은 2017년 프랑스 기업 엔지로부터 북해와 인도네시아 등의 석유가스 자산을 39억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넵튠으로 바꾼 뒤 지난해 이탈리아 기업 에니에 49억달러에 매각했다. 칼라일은 “우리는 화석연료 사업부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자산 가치를 높인 뒤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