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섬 인구급증 없었다…'생태파괴-문명붕괴설'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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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모아이'(moai)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섬의 농업 시스템이 부양할 수 있는 인구는 최대 4천명 미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과거 이 섬에서 인구가 급증하는 사건이 없었고, 인구 급증으로 인한 자원 고갈 등 생태계 파괴로 인구와 문명이 붕괴했다는 기존 이론 역시 틀렸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터섬 인구급증 없었다…'생태파괴-문명붕괴설'에 배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AKR20240621116900017_01_i_P4.jpg)
이스터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1천년 전 작은 무리의 폴리네시아인들이 수천㎞를 항해해 정착하면서부터다.
이들은 이곳에 수백 개의 모아이 석상을 세웠고, 1722년 유럽인들이 섬을 발견했을 때 주민은 3천여명이었다.
황폐한 섬에 거대한 석상 수백 개가 서 있는 것을 본 유럽인들은 과거 이곳에 훨씬 많은 인구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인구 급증으로 모든 나무를 베는 등 자원이 고갈되면서 인구와 문명이 붕괴했을 것이라는 이론을 세웠다.
또 과거 연구에서는 면적이 163.6㎢인 이스터섬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일명 '바위 정원'(rock garden)이 4.9~21.4㎢였고, 여기서 생산되는 고구마 등으로 최대 1만7천 명의 주민을 부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이스터섬 인구급증 없었다…'생태파괴-문명붕괴설'에 배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AKR20240621116900017_04_i_P4.jpg)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해 이스터섬을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단파장 적외선으로 촬영하고 5년 동안 현장 조사를 한 다음, 이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섬 전체의 농경지 면적과 생산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섬 전체의 바위 정원 면적은 0.76㎢에 불과했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식량만으로는 2천여 명밖에 부양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터섬 인구급증 없었다…'생태파괴-문명붕괴설'에 배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AKR20240621116900017_05_i_P4.jpg)
연구팀은 이전 연구의 바위 정원 면적 추정치는 실제보다 5~20배 컸다며 바위정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외에 바다에서 조달할 수 있는 식량과 채집까지 고려하면 이 섬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구는 3천900여명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했다.
데이비스 박사는 "이 결과는 이스터섬 인구가 이전 추정치만큼 많지 않았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인구 증가-생태계 파괴-문명 붕괴 이론과도 배치된다"면서 "주민들은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찾아 생존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Advances, Dylan S. Davis et al., 'Island-wide characterization of agricultural production challenges the demographic collapse hypothesis for Rapa Nui (Easter Island)', 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o145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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