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이어 스위스 또 인하, 영국 8월 전망…미 9월 인하 기대 오락가락
금리인하 속도 차이 확대…유럽 앞서는데 美 출발 자꾸 미뤄져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스위스가 예상외로 또 내리는 등 이달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속도를 올린 반면 미국은 출발이 자꾸 미뤄지고 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3월에 이어 20일(현지시간)에도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SNB는 물가 압력이 낮아졌다며 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로이터통신은 스위스가 최근 경제 성장률이 상승하고 4월 물가 상승률도 1.4%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에 일부에선 이번 결정을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선 잉글랜드은행(BOE)이 이날 통화 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5.25%로 동결했지만, 8월에 개최되는 다음 회의에선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반영된 BOE의 8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하루 만에 34%에서 63%로 뛰었다.

또, 회의 후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했다.

금융시장에서는 BOE 회의에서 기대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몇몇 투자은행들은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BOE 전망치를 웃돌았는데도 일부 통화정책위원들이 향후 물가 흐름에 관해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 점에 주목하며 이처럼 평가했다고 한은은 전했다.

영국의 5월 물가상승률은 2.0%로 약 3년 만에 BOE 목표치(2%)로 돌아왔지만,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5.7%로 예상치(5.5%)보다 높았다.

BOE 통화정책위원 9명 중 7명이 동결 의견을 냈는데 그중 일부가 이번 회의 결과에 관해 "균형이 정교하게 잡힌 결정"이라고 말한 점도 다음 금리인하 기대를 키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앙은행들 사이에 유행하는 '매파적 인하'에 BOE도 동참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 금리를 낮추면서 금융 여건은 계속 긴축적으로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물가 압박이 다시 커질 경우에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WSJ이 설명했다.

다만 7월 4일 영국 총선 후 상황은 금리 전망에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ECB는 지난 6일 예고한 대로 기준금리를 연 3.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관해선 신호를 주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스웨덴은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연 3.75%로 0.25%포인트 내렸고 오는 27일 통화정책회의에선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외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4.75%로 0.25%포인트 낮추면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앞서갔다.

캐나다는 올해 1회 더 내릴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금융시장에서 10월 인하 확률을 40%로 본다.

반면 미국은 금리 인하 시작 시기가 자꾸 후퇴했으며, 최근엔 9월 전망을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아직 금리인하 출발선 근처에도 서지 못했다고 묘사했다.

금융시장은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전망을 새로 쓰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20일 미시간 은행 연합회 연설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2%)로 돌아가려면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자 9월 인하 기대감에 다소 힘이 빠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보는 9월 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20일 기준 59.5%로, 지난 18일 61.7%보다 낮아졌다.

한 달 전엔 51.6%였다.

연준은 지난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 유지키로 했다.

점도표에 반영된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하 횟수 전망은 3회에서 1회로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