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사진=연합뉴스
박세리 /사진=연합뉴스
사문서위조 혐의로 부친을 고소한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증여세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부모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도 증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 18일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 관계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채무를 제가 다 변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경매가 들어와 급한 대로 아버지 채무를 변제하고 지분을 샀다"며 "그런데 채무 문제는 하나를 해결하면 마치 줄이라도 서 있었던 것처럼 다음 채무 문제가 생기는 것의 반복이었다"고 토로했다.

부동산등기부등본을 보면 박씨 부녀가 50%씩 지분을 공동 보유한 토지에 2001년부터 가압류가 설정됐다. 2014년까지 해당 부동산에 걸린 압류 및 가압류 청구 금액은 30억9300여만원에 이른다. 이후 2012년 9월까지 등기부등본에 설정된 압류·가압류 등기는 모두 말소됐다.

하지만 또 다른 가압류가 들어왔고, 박 이사장은 2016년 7월 박씨의 채무와 이자 10억원을 추가로 갚아주는 대신 나머지 지분을 전부 인수했다.

구체적인 채무액에 대해 박 이사장은 "적지 않은 금액이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서 변제해 드린 부분이라 디테일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 이사장이 갚아준 빚이 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세법상 이 과정에서 세금이 발생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는 지난 21일 땅집고를 통해 "현행 세법상 이 과정에서 세금이 발생하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부모님에게 주택·자동차를 선물하거나 채무를 변제해주는 것 모두 증여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이사장이 아버지 빚을 대신 갚아주는 행위는 원칙대로라면 세금을 아버지가 내야 하지만, 아버지가 세금을 낼 능력이 없다면 자식에게 증여세가 발생한다"면서 "언론 보도대로 박 이사장이 아버지 빚을 10년 동안 100억원 정도를 대신 갚아줬다면, 증여세 최고 세율인 50%와 각종 가산세 등을 합해 최소 50억원 이상에 달하는 증여세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성훈 변호사 역시 YTN에 "채무를 대신해서 갚아주는 것 또한 재산적 가치를 무상으로 이전해 주거나 같은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것 또한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는 것"이라며 "부모 자식 간에도 공제 구간을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돼서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허주연 변호사는 TV조선 '사건파일24'에서 "현금을 직접 증여한 것과 채무를 완전히 대신 변제해준 것을 나눠서 봐야 한다"면서 "아버지에게 현금을 증여해서 빚을 갚게 한 게 아니라 직접 채권자에게 변제한 경우라면 채무 면제에 따른 이익이 있는 경우라고 봐서 수증자에게만 증여세 납세 의무가 생기고, 증여한 사람에게 세금을 내게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 빚을 변제했는지 봐야할 것 같지만 최종적으로 박세리가 대신 납세 의무를 지게 될 상황까지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