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하루 만에 인양…문제 많아 교체 추진하다 예산 문제로 취소돼
26년 된 뉴질랜드 화물선 모래톱 좌초…47명 밤새 갇혀
뉴질랜드 북섬과 남섬을 오가는 화물선이 모래톱에 좌초하면서 승무원 등 40여명이 밤새 배 안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라디오 뉴질랜드(RNZ) 방송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영 인터아일랜더사의 아라테레 화물선이 지난 21일 오후 9시 45분께 남섬 북쪽 픽턴항에서 출발해 북섬에 있는 수도 웰링턴으로 가던 중 모래톱에 부딪히며 좌초했다.

이 배는 트럭 운전사 8명과 승무원 39명이 탑승한 자동차 선적 전용이었으며, 평상시 다니던 항로가 아닌 해안으로 방향을 틀다 사고가 났다고 인터아일랜더 측은 설명했다.

좌초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지만,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하룻밤을 배 안에서 보내야 했다.

회사 측은 다음날 오전 9시33분께 만조를 이용해 배를 인양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승객과 선원들만 배에서 내렸다.

이후 사고 발생 만 하루만인 22일 오후 9시께 다시 인양을 시도해 배를 모래톱에서 빼낼 수 있었다.

시메온 브라운 교통부 장관은 "매우 우려스러운 사건"이라며 "항구에서 정밀 점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 배가 26년 전 스페인에서 건조된 배로 최근 워낙 많은 문제를 일으켜 지난 노동당 정부에서 선박 교체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바뀐 보수 연립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취소했다가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픽턴과 웰링턴으로 오가는 항로는 뉴질랜드의 북섬과 남섬을 잇는 주요 연결 고리로 1번 국도의 일부로 여겨진다.

인터아일랜더는 이 항로를 연 4천회 운항하며 매년 승객 80만명과 자동차 25만대 그리고 150억 뉴질랜드 달러(약 12조8천억원) 규모 화물을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