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도쿄 올림픽은 '마리화나 복용' 문제로 탈락
'마리화나 논란' 리처드슨 파리행…미국 선발전 여자 100m 우승
'제2의 그리피스 조이너'라는 찬사와 '겉만 화려한 선수'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셔캐리 리처드슨(24·미국)이 개인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향해 속력을 높였다.

리처드슨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1의 올 시즌 세계 1위 기록으로 우승했다.

멜리사 제퍼슨이 10초80으로 2위, 트와니샤 테리가 10초89로 3위를 차지해 상위 3명이 얻는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날 리처드슨의 10초71은 개인 최고 기록 10초65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시어스 시어스(미국)의 10초77보다 0.07초 빠른 2024년 1위 기록이다.

경기 뒤 리처드슨은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정말 영광이다.

이 순간을 정말 기다려왔다"며 "오늘 훌륭한 레이스를 펼쳤다.

파리에서도 미국을 대표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마리화나 논란' 리처드슨 파리행…미국 선발전 여자 100m 우승
리처드슨은 논쟁을 부르는 스프린터다.

그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팬도 있지만, 안티팬도 많다.

리처드슨의 실력과 외모를 보면 여자 100m 세계기록(10초49)을 보유한 고(故) 플로렌스 그리피스 주니어(미국)를 떠올린다.

영국 가디언은 '볼트 이후 가장 매력적인 육상 선수'로 리처드슨을 지목하기도 했다.

리처드슨은 2021년 6월 열린 도쿄 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86으로 우승했지만 약물 검사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됐고, 결국 도쿄 올림픽 개막 직전에 선수 자격이 1개월 박탈됐다.

당시 리처드슨은 "도쿄 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오래 떨어져 산) 어머니의 부고를 받았다"며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그런 선택(마리화나 복용)을 했다"고 고백했다.

리처드슨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고, 가정불화도 겪었다.

고교 시절부터 '독립'에 가까운 삶을 살며 우울증도 앓았다.

리처드슨의 마리화나 복용 문제는 미국 육상계를 넘어 사회적인 토론까지 불렀다.

스포츠 스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마리화나는 경기력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라며 "리처드슨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리화나 논란' 리처드슨 파리행…미국 선발전 여자 100m 우승
그러나 리처드슨의 올림픽 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규칙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리처드슨이 어려운 일을 겪었고, (도핑 테스트 적발 후) 잘 대처했지만, 규칙은 규칙"이라고 리처드슨의 대표팀 발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리처드슨도 마리화나 복용을 시인한 뒤 "내가 어떤 일을 벌였는지 잘 안다.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도쿄 올림픽 출전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에도 리처드슨을 향한 미국 팬들과 세계 육상 팬들의 관심은 이어졌다.

하지만, 리처드슨은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예선 탈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당시 미국 언론이 리처드슨의 100m 예선 탈락을 '속보'로 전할 정도였다.

리처드슨은 지난해에 다시 반등했고,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여자 100m에서 10초65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올해에도 기세를 이어간 리처드슨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고, '여자 100m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며 파리로 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