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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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고심 끝에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두 달간 복기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 민심은 절묘하고 준엄하다. 그토록 염원했던 총선 승리였지만 결과는 너무도 뼈아팠다.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면서 "주권자 국민들께서 집권 여당과 정부를 냉혹하게 심판하면서 명령했던 것은 우리의 변화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묵묵부답,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을 보여드렸다"면서 "지금 시기의 국민의힘 당대표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죽기 딱 좋은 위험하기만 한 자리라고들 한다. 저는 용기 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며, ▲보수정치를 혁신적으로 재건하고, ▲국민의힘을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물가와 고금리 대응, 불합리한 세제 개혁,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등 민생 경제문제 해결 앞에서 당정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기준은 오로지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정치의 재건과 혁신은 보수 정치인들이 지지자들만큼 훌륭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한 발은 보수의 심장인 전통 지지층에 두고 한 발은 수도권과 청년을 향해 과감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에서 얻을 수 있는 사적인 이익과 특권을 없애면서도, 정치인이 공적으로 봉사하는 것을 막는 규제는 풀어내어 우리 당을 보다 활기차고 젊은 정당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안으로는 인구 구조의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의료건보재정, 국민연금, 지방소멸, 국방 등 사회 각 분야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밖으로는 첨단산업 및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을 넘어선 에너지, AI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제가 이 난국을 타개하는 구심점이 되겠다"며 "야당과도 자주 만나 논쟁하고 설득하겠다. 국민을 위해 설득당해야 할 사안이라면 기꺼이 설득당하기도 하겠다. 이제 상대 당이 못하기만을 바라는 정치, 상대가 못해서 운 좋게 이기려 하는 어부지리 정치에서 저부터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저는 가장 절실할 때 가장 어려울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몸으로 체감했기에 당이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잘 안다. 그러니 저는 워밍업이 필요 없다"면서 "제가 앞장서서 바꾸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