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막을 내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은 상반기 최고 상금(총상금 14억원) 대회답게 '명품 승부'가 펼쳐졌다. 피말리는 연장전 혈투를 수 차례 연속해서 치른 윤이나 박현경 박지영 외에도 올 시즌 한국여자골프 최강자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가득 채우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2·3라운드 각각 6언더파, 4언더파로 버디쇼를 펼쳤던 정윤지(24)는 이날 1번홀(파5)에서 샷이글을 성공시키며 역전을 노렸다. 핀까지 거리 130야드를 남겨두고 친 아이언 샷이 홀로 쏙 들어가면서 그림같은 이글을 만들어냈다. 정윤지는 펄쩍 펄쩍 뛰며 기쁨을 표시했고 갤러리들도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축하를 보냈다.
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다. 12번홀(파4)에서 어프로치 실수로 보기를 범하면서 우승경쟁에서는 멀어졌고, 남은 홀에서 파 행진을 이어가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단독 6위 문정민(22)도 이번 대회를 통해 골프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그는 이번 대회 첫 홀이었던 1라운드 1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언더파로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 다시 한번 화려한 버디쇼로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평균 비거리 254.62야드를 기록하며 버디 6개에 보기 1개로 이날 하루에만 5타를 줄이며 윤이나와 나란히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했다.
김민주(22)도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4개 잡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단독 4위에 올랐다. 정규투어 3년차인 김민주가 올 시즌 기록한 최고 성적이다.
투어 통산 5승을 보유한 '베테랑' 김지현(33)도 이번 대회를 통해 본격적인 부활을 알렸다. 김지현은 이날 선두와 6타 차 공동 9위로 경기를 시작해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공동8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지현은 지난 시즌 부진을 겪으며 시드순위전을 향하는 '수모'를 겪었다. 정규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출전한 시드순위전이었지만, 김지현은 보란듯이 수석으로 올 시즌 풀시드를 따냈다. 그렇게 돌아온 올 시즌 14번째 대회에서 첫번째 톱10을 기록하며 당당하게 부활을 알렸다. 포천힐스CC=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