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시장 위축에도 클린에너지(폐기물이 나오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 분야의 투자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꾸준히 자금을 ‘베팅’ 중이다. 올해 유럽 M&A 최대 규모로 꼽히는 거래도 곧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사모펀드들 '클린에너지'에 수조원 베팅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프랑스 신재생 발전생산업체인 네오엔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권 지분을 포함해 잔여 주식도 공개매수한 뒤 상장폐지에 나설 계획이다. 네오엔의 기업가치는 61억유로(약 9조1000억원)로 평가됐다. 거래가 이뤄지면 올해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지난 3월 독일 재생에너지 전력 회사인 엔카비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수 규모는 28억유로(약 4조20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에너지캐피털파트너스(ECP)는 지난달 영국 재생에너지 기업인 애틀랜티카서스테이너블인프라스트럭처를 25억6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된 곳들은 모두 클린에너지 기업이다. 클린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수소·연료전지·태양광·풍력)와 에너지스마트기술(에너지저장장치, 전기자동차)을 포괄하는 용어다. 대규모 거래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 분야도 점점 세분화되는 추세다. 중공업용 그린수소, 에너지 단기 저장 배터리시스템, 냉난방공조(HVAC) 분야 등이 새로운 투자 시장으로 꼽힌다.

클린에너지 투자에 수요가 몰리는 건 안정적으로 장기 수익률을 낼 수 있어서다. 초기엔 많은 자본이 들지만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리스크 관리에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