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한 연설에서 두 가지 버전의 틱택 사탕을 들고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한 연설에서 두 가지 버전의 틱택 사탕을 들고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다음 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 대선 첫 TV 토론회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의 경제정책을 비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내 보수 기독교 복음주의자 신앙자유연합 모임의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기후변화 인프라 지출, 연방 적자 증가 등 경제 문제를 포함해서 바이든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슈링크플레이션’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의제를 토론회에서 다룰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마 토론회를 위해 아껴둬야 하는 것 같은데…”라며 ‘틱택’ 사탕의 미니어처 버전과 일반 크기의 사탕을 꺼내들었다. 이어 “이것이 인플레이션이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지금의 틱택이 이렇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의 중량, 크기, 품질 등을 낮춰 판매하는 슈링크플레이션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정부 역시 슈링크플레이션은 기업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이라며 공격하고 있지만,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촉발됐기 때문에 넓게 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토론에서는 사전 준비된 연설문이나 메모 없이 종이와 펜, 물만 제공되고 현장 청중 없이 90분간 스튜디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러한 시연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연극과 같은 토론’이 금지된 경우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로이터
이어 CNBC는 트럼프의 발언은 바이든 캠프에 토론의 주요 쟁점을 미리 알려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집권기에 경제는 폐허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라피나 치티카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의 혼란스러운 발언은 유권자들에게 트럼프의 집권은 우리의 자유에 위협이 되며 (트럼프를) 백악관 근처에 두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강경한 관세 정책, 미국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 압박, 트럼프 1기 때 시행한 감세 정책 연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대로 정책이 시행된다면 다시 인플레이션을 가열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팁 소득에 대한 세금 폐지 제안을 강화하고 사회보장제도 삭감 관련 발언을 철회했다. 그는 몇 달 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사회보장제도 삭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은 “대통령으로서 사회보장제도나 메디케어에서 1페니도 삭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