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헤즈볼라 상당한 위협 받는다고 느끼면 더 큰 지원"
이 '전면전 불사'에 우려…"이란공습 때처럼 돕지못할 수도"
이, 살얼음판 접경지 교전 속 레바논 영토 내 암살작전 지속
美합참의장, 이스라엘-헤즈볼라 분쟁에 '이란 개입 확전' 경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충돌이 격화하면 이란 및 이란 연계 무장세력이 개입하면서 더 큰 역내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 있다는 미군 1인자의 경고가 나왔다.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은 23일(현지시간) 보츠와나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전 카보베르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브라운 의장은 "헤즈볼라는 전반적인 능력과 로켓 수 등 모든 면에서 하마스보다 월등하다"며 "이란은 헤즈볼라가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헤즈볼라에 더 큰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시 말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 지역 분쟁을 확대시킬 수 있으며, 이스라엘은 남쪽(하마스)뿐 아니라 북쪽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도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원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해왔다.

특히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고위급 지휘관 탈레브 사미 압둘라가 숨지자 이스라엘 북부의 국경 지대에 무더기로 로켓·드론 공격을 퍼부으면서 양측의 무력충돌은 전면전 우려를 살 정도로 격화했다.

브라운 의장의 언급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치를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도전 역시 맞이할 것이다.

우리는 다면전을 치를 수 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이어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을 벌인다면 이란 개입으로 중동 전체의 전쟁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미국도 통제 불능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경고인 셈이다.

美합참의장, 이스라엘-헤즈볼라 분쟁에 '이란 개입 확전' 경고
브라운 의장은 미국이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능력이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대규모 로켓 및 드론 공격을 대부분 사전에 요격한 것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의 짧은 거리로 인해 4월에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그들(이스라엘)을 지원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내부를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유도 미사일과 드론 등 방공망을 약화할 대량의 공습 수단을 보유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미국은 유럽 동맹국과 아랍권 우방의 방공체계까지 동원해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 이뤄진 이란의 4월 대규모 공습은 별다른 피해 없이 막아낸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분쟁이 격화하면 이란뿐만 아니라 이란을 추종하는 역내 대리세력들까지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중동에는 미국에 대한 반감을 공통 분모로 삼아 군사적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저항의 축'이 존재한다.

헤즈볼라, 하마스, 예멘 반군인 후티, 이란의 카타이브 헤즈볼라, 시리아 반군 일부 등이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 같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지난 19일 TV 연설에서 "이란, 이라크, 시리아, 예멘과 다른 나라 무장세력들도 수만 명의 전사들을 보내겠다고 제안했다"며 "그들이 제안한 지원 병력 규모에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하마스를 지지하며 북부 접경지를 공격하기 시작한 레바논과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은신한 하마스 군사 조직원이나 하마스를 지원하는 헤즈볼라 간부를 겨냥한 암살 작전도 되풀이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면전 불사' 방침이 공식화한 최근 들어서도 레바논 영토에서 이뤄지는 과격한 군사작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2일에는 레바논 동부의 베카 계곡에서 드론 공격으로 레바논의 하마스 군수 공급 책임자 아이만 라트마를 표적공습으로 죽였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라트마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에 관여하고, 향후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계획했다고 공격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