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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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피가 뚝뚝 떨어진 치킨에 대해 "먹어도 된다"고 대응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충남 공주에 사는 대학생 A씨는 지난 17일 저녁 B사의 닭다리 구이 제품을 배달시켜 먹었다. A씨가 닭다리를 입으로 베어먹은 순간, 닭뼈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나왔다. 피는 바닥으로 떨어질 정도였고, 치킨의 양념과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붉었다.

실제 본사 확인 결과 치킨의 이물질은 피였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A씨에게 판매점포에선 본사에 물어보라고 책임을 전가했고, 본사는 이튿날 오후 2시가 돼서야 "뼈에 남은 피인데 먹어도 된다"고 공식 답변했다.

B사는 또 환불을 문의하는 A씨에게 음식을 주문한 배달앱 측에 알아보라고 했다. A씨는 배달앱 측으로부터 "매뉴얼대로 조리한 제품이어서 환불이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이런 상황을 음식점 리뷰를 통해 공개했지만 이마저 점포 사장에 의해 차단됐다.

간혹 닭고기를 먹다 보면 선홍색 속살이 발견되곤 한다. 갓 튀긴 치킨뿐만 아니라 뚝배기에서 펄펄 끓는 백숙, 이미 조리돼 포장된 레토르트 삼계탕 제품에서도 붉은 살이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

닭고기의 붉은 살은 핑킹 현상 때문인데 고기의 근육세포에 존재하는 색소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 뭉쳐 있거나, 미오글로빈이 조리 과정에서 열과 산소를 만나 반응하면서 붉은색을 띠게 되는 것을 뜻한다.

문제의 닭다리 제품은 B사의 하청업체가 165도에서 10분 이상 가열하고, 100도에서 10분간 스팀 가열한 뒤 90도에서 15분간 살균 과정을 거쳐 냉장 유통한다. 이후 매장에서 다시 오븐에 구워 판매하는 제품이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치킨에서 생피가 흘러나오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A씨가 먹은 제품은 닭 다리가 보통보다 커서 제대로 익지 않았거나 도계 과정에서 특이하게 뼛속에 피가 남아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B사 담당자는 언론 취재가 이뤄지고서야 A씨에게 연락해 치킨에서 피가 나오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제품을 먹으라고 잘못 안내한 데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