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에 20홈런-20도루 김도영, 박재홍 이후 24년 만에 국내 타자 30홈런-30도루 도전
KIA 김도영, 올해 류현진·김광현에게 모두 홈런 친 유일한 타자
'아기 호랑이'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이 '맹수'로 자랐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전직 빅리거'를 만나도 김도영은 주눅 들지 않는다.

올해 KBO리그에서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김광현(35·SSG 랜더스)에게 모두 홈런을 쳐낸 타자는 김도영, 단 한 명뿐이다.

에이스를 만나도 시원한 타구를 만드는 김도영은 지난 4월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의 진기록을 달성하더니,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홈런-20도루'를 완성했다.

김도영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 더블헤더 1차전, 0-5로 뒤진 4회말 선두 타자로 등장해 류현진의 '주 무기' 체인지업을 공략해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그의 올 시즌 20번째 홈런이었다.

이미 도루 22개를 성공했던 김도영은 홈런 20개를 채우며 KBO리그 역대 57번째 '20-20클럽' 회원이 됐다.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건, 1996년과 2000년의 박재홍, 1999년 이병규,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김도영이 5번째다.

만 20세 8개월 21일의 나이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1994년 만 18세 11개월 5일 만에 '20-20클럽'에 가입한 김재현에 이어 역대 최연소 2위에 오르는 기쁨도 누렸다.

20홈런-20도루를 완성하는 홈런을 '성공한 빅리거 출신' 류현진에게 뽑아낸 건 자부심을 느낄만하다.

이날 류현진과 처음 만난 김도영은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로 '21세기 한국 최고 투수'를 공략했다.

KIA 김도영, 올해 류현진·김광현에게 모두 홈런 친 유일한 타자
김도영이 프로 첫 안타를 친 상대는 김광현이다.

김도영은 프로에 입문한 2022년 4월 9일 인천에서 김광현의 직구를 공략해 1군 첫 안타를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김광현을 상대로 11타수 5안타(타율 0.455)로 매우 강했던 김도영은 홈런은 치지 못했는데, 올해 4월 16일 SSG전에서 김광현의 '주 무기'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김도영은 김광현을 상대로 14타수 6안타(타율 0.429), 1홈런, 1타점을 올렸다.

'에이스 공략'에 성공한 김도영은 24일 현재 타율 0.341, 20홈런, 56타점, 2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10을 기록 중이다.

타율 6위, 홈런, 공동 2위, 도루 7위, OPS 2위를 달린다.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는 경쟁자가 있지만, 30홈런-30도루 레이스는 홀로 펼치고 있다.

역대 KBO리그에서는 6명의 선수가 총 8차례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박재홍이 1996년 KBO리그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뒤, 1998년과 2000년에도 이 기록에 도달했다.

김도영의 롤모델인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가 1997년, 이병규 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가 1999년, 홍현우 동강대 감독이 1999년에 30홈런-30도루를 채웠다.

외국인 타자 중에는 제이 데이비스(1999년)와 테임즈(2015년)가 30-30 클럽 회원이 됐는데, 테임즈는 2015년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기록했다.

김도영이 도루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KBO리그에 2015년 테임즈 이후 9년 만에 30홈런-30도루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도영은 국내 선수로는 2000년 박재홍 이후 24년 만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타자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