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운용의 경쟁사 저격…'커버드콜 ETF' 업계 신경전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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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운용의 경쟁사 저격…'커버드콜 ETF' 업계 신경전 수면위로](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AKR20240624101600008_01_i_P4.jpg)
최근 ETF 시장에서 월분배형 상품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빚어진 물밑 신경전이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이준용 미래에셋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은 24일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열린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며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를 "월분배형 ETF의 종지부를 찍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요즘 월 분배율을 높이기 위해 언더라인(기초자산)을 'TOP7'이나 엔비디아를 추종하는 몇몇 종목 등으로 바스켓을 짜고 나스닥 옵션을 파는 형태의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며 "고객들을 현혹하기는 좋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7+ 15%프리미엄분배(합성)' ETF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운용과 한투운용의 ETF는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또는 빅테크 기업의 주가를 각각 추종하면서 나스닥100 콜옵션을 매도한다.
연 15% 수준의 분배금 지급을 목표로 만기가 짧은 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미래에셋운용 상품과 비슷하지만, 기초자산으로 미래에셋은 지수인 나스닥100을, 삼성과 한투운용은 일부 종목을 택했다는 점에서는 차이점도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한투운용처럼 일부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월분배형 ETF에 대해 "월 분배금이 높게 나오지만 모든 상품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장이 좋으니까 하방 리스크에 대한 걱정들 투자자들이 많이 안 하는데 하방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한다.
포트폴리오를 압축한다는 건 변동성이 크다는 얘기고, 변동성이 크다는 건 시장이 안 좋을 때 훨씬 많이 손실을 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가 장기투자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은 합성형으로 운용되는 ETF의 단점을 지적하며 자사가 선택한 실물형의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투운용의 '15%프리미엄분배' 시리즈는 모두 합성형이다.
이 부회장은 환영사 말미에 삼성운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원색적인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ETF 시장이 매우 성장했고 경쟁사들도 활발히 경쟁하는데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미래에셋은 라디오 광고를 하거나 그런 식으로 껌 팔듯이 장사 안 할 겁니다"라며 "투자자들이 수익을 봐서 미래에셋을 신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운용은 최근 라디오를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자사 브랜드 'KODEX ETF' 광고를 활발히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발언에 경쟁사들은 별도의 입장을 내진 않았다.
지난해 11월 최창훈 미래에셋운용 대표이사와 함께 선임된 이 부회장은 미래에셋의 'TIGER' ETF 브랜드를 강화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운용 사령탑의 한 축을 맡은 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차전지 소재 ETF,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로 운용사들이 한바탕 수수료 대전을 치른 데 이어 갈등의 불씨가 월배당형 ETF로 옮겨온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6월 국내 처음 등장한 월배당형 ETF는 매달 현금흐름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며 순자산 규모를 급격히 불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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