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사는 재미라도"...中서 품귀 현상
경기 불황과 취업난에 시달리는 중국 젊은이들이 복권 구매에 열을 올려 소액 즉석 복권인 '과과러'가 동이 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과과러는 종류별로 장당 10위안(약 1천900원), 20위안(약 3천800원), 30위안(약 5천700원)짜리의 소액 복권이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복권 판매액은 1천495억위안(약 28조4천800억원)을 넘어섰고, 이는 전년 동기대비 19.7% 증가한 규모다. 전체 복권 판매 중 과과러 판매액이 26.1%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81.4% 늘어난 것이다.



전자상거래 분야 근로자인 미셸 장(24) 씨는 스트레스 해소 겸 재미 삼아 매 주말 과과러를 산다. 그는 과과러 20위안(약 3천800원)어치를 사서 500위안(약 9만5천원) 당첨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광둥성 광저우의 복권 판매소마다 과과러가 다 팔려나가 살 수도 없다.

안후이성에 사는 교사 멘 위셴(22) 씨도 2∼3주에 한번 과과러를 사며 소소한 즐거움을 누렸지만 요즘에는 과과러를 구하기가 힘들다.

SCMP는 "이 같은 현상은 지난 4월부터 베이징과 저장성, 장쑤성 등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며 "많은 젊은이가 과과러를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지름길로 여긴다"고 전했다.

중국 재정부는 과과러가 다 팔린 복권 판매소의 수를 알려달라는 정보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자오시윈 인민대 교수는 SCMP에 "과과러는 비싸지 않고 상금 역시도 크지 않다"며 "그것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오락거리이다"라고 말했다. 또 "경제적 이유로 스트레스 경감을 위해 과과러를 사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CMP는 "복권으로 만든 꽃다발을 포함해 선물로도 사용되고 소셜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면서 최근 몇 년간 복권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중국 복권 산업은 크게 성장했고 특히 작년 복권 관련 회사는 전년보다 4천512개 증가해 10년 만에 최대 성장률을 보였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올해 1∼4월 2천105개의 복권 관련 회사가 신규 등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58.92% 늘어난 규모다. 중국 전역에는 인쇄, 유통, 소매 등 공급망 전체 1만4천700개의 복권 관련 회사가 등록돼 있다.

한편 이달 들어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복권 판매소가 과과러 재고 부족으로 매출이 줄고 운영이 어렵다는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