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따라 권리 행사하고 싶다면 美식민지 시절 영토 준수해야"
中, '남중국해에 국제법 권리' 필리핀 마르코스에 "도발 말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잇따라 물리적 마찰을 빚고 있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국제법에 따른 자유와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한 언급을 일축하며 '도발'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필리핀이 진정으로 국제법에 따라 (권리를) 행사하길 바란다면, 우선 1898년 미국-스페인 평화조약(미국-스페인 전쟁 강화조약으로 승전국 미국이 스페인 식민지였던 필리핀 등을 차지) 등이 확정한 영토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또 남해(남중국해) 각 당사자 행위 선언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필리핀 해상 분쟁의 시비곡직(是非曲直·옳고 그름)은 매우 분명하고,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상황과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소개했다"며 "중국은 필리핀이 권한 침해·도발과 국제 사회 오도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런 중국의 입장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전날 남중국해 영해를 관할하는 팔라완섬 서부사령부를 찾아 "필리핀은 누구에게도 위협받거나 억압받지 않을 것이며, 국제법에 따른 자유와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언급이다.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은 "국가 방위에 있어 우리는 모든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려는 필리핀인 본성에 충실한다"면서 중국의 '강력한 도발'에도 대응을 자제한 군을 칭찬한 뒤 "필리핀은 전쟁을 유발할 생각이 없으며 늘 평화로운 분쟁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중국 해경은 필리핀과의 대표적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보급 임무를 수행하던 필리핀 해군 선박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필리핀군 병사 1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여러 부상자가 발생했다.

필리핀군은 중국 해경이 칼과 도끼, 망치 등을 휘두르며 비무장 상태 병사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충돌 이후 양국 긴장이 고조되며 필리핀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미국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