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인가요? 맞춤형 앱이 답입니다"
‘인공지능(AI)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 하지만 업무용 AI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조직에 딱 맞는 AI를 어디서 찾아 도입할 수 있을까.’

이창수 대표(사진)가 설립한 올거나이즈는 기업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AI 스타트업이다. 올거나이즈의 앱 마켓에 등록된 대규모언어모델(LLM) 앱만 200여 개. 법무, 인사, 마케팅, 고객지원 등 각 업무에 특화된 앱들이다. 기업들은 원하는 앱을 찾아 AI를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문서에서 특정 내용을 찾는 앱부터 계약서의 독소조항을 추출하는 앱까지 다양하다”며 “기업들이 개발자 없이 AI 앱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메타의 오픈소스 LLM인 라마3를 파인튜닝한 자체 모델로 각 기업에 적합한 용도로 앱을 구성해 제공한다.

이 대표는 AI 분야의 대표적인 연쇄 창업가다. KAIST를 졸업하고 SK텔레콤과 게임온을 거쳐 모바일 게임 분석 스타트업 파이브락스를 창업했다. 설립 4년 만에 미국 탭조이에 매각한 뒤 탭조이의 수석부사장으로 일했다. 그러던 중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일으킨 AI 열풍을 목격했다. AI가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2017년 올거나이즈를 창업했다.

처음엔 사내 문서에서 답변을 뽑아내는 추출형 AI 서비스로 시작했다.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더 다양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업무용 LLM 앱 마켓을 구축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GPT스토어를 출시하기도 전이었다.

올거나이즈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미국 3개국에서 사업한다. 올거나이즈 AI 솔루션을 쓰는 기업만 3개 국가의 200여 곳.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이 올거나이즈를 택하면서 고객사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 노무라증권, 이온그룹, KDDI 등 일본 대기업들이 줄줄이 올거나이즈와 손잡았다. 높은 수요를 확인하자 회사는 본사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본 도쿄로 옮겼다. 내년 일본 증시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문서 기반 문화와 높은 생산성 증대 욕구가 올거나이즈의 AI 솔루션 역량과 궁합이 맞았다. 이 대표는 “일본은 초문서화 사회로 모든 걸 매뉴얼로 만들어놓는데 단순 검색으론 내용을 찾는 게 불가능하다”며 “높은 수준의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고령화로 일할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AI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도 절실하다.

이 대표는 기업들이 AI 시스템에 조직을 끼워 맞출 게 아니라 각자의 비즈니스와 조직문화에 가장 잘 맞는 방향으로 AI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AI 도입 자체에 집착하기보다는 AI를 활용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AI 앱으로 생산성을 10배, 100배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기업이 알아가고 있고, AI 없이 일하는 건 인터넷 없이 일하는 것과 같다는 인식도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