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들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업체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LPG 수입가가 하락하자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SK가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0.11% 내린 17만82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연초 이후 22.05% 상승했다. 비슷한 LPG 수입 회사인 E1도 같은 기간 27.81% 올랐다.

정유주들이 올해 중동 정세 불안으로 비틀거리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 정유주로 꼽히는 에쓰오일은 연초 이후 이날까지 2.77% 떨어졌다.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확전 우려가 커지며 같은 달 5일 8만3500원(종가 기준)으로 연중 고점을 기록했지만 확전 우려가 가라앉자 이날 종가 기준 6만6700원까지 빠졌다. 고점 대비 20.1% 하락한 것이다.

반면 LPG 업체들의 주가 흐름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 프로판 수입 가격은 올 3월 기준 t당 640달러대에서 580달러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부탄은 630달러에서 535달러로 하락했다. 국내 LPG 판매 가격이 올 상반기 내내 동결이었던 만큼 수입가 하락은 고스란히 LPG 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LPG 수입사들이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사업을 시작하는 점도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SK가스는 오는 9월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 울산GPS의 상업 발전을 앞두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LNG, LPG를 복합 사용하는 발전소다. E1은 이달 14일 경기 평택LNG발전소 인수를 발표하며 LNG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