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서둘러야 할 우주산업 육성
우리는 우주 시대에 살고 있다. 기상용 인공위성이 없으면 날씨를 예측하기 힘들고 GPS(지구측위시스템) 정보가 없으면 내가 모는 차가 도로 위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위성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북한 김정은이 어느 건물에서 나왔는지 첩보위성 정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 수도 있다. 이런 우주 기술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은 선진국이다. 한국은 우주개발을 뒤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우주 선진국이 되려면 국력을 총결집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해 1.5t 무게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다. 2025년, 2026년, 2027년 3회를 더 쏘아 모두 성공하면 명실상부한 순국산 로켓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면서 한국은 6t 무게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대형 로켓을 개발 중이다. 이 로켓마저 성공하면 로켓 분야만큼은 우주 선진국으로서 아쉬움이 없다. 인공위성도 군사용 첩보위성은 100% 가까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에 성공했고 연구가 진행되면 더 많은 독자기술을 확보할 것이다.

이런저런 과정에서 많은 우주 관련 벤처기업이 생기고 더 많은 기업체가 참여해 우주산업이 명실상부한 산업화를 이뤄야 한다.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면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주산업을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만의 산업으로 키워야 하는 이유는 기상위성을 쏘아 올릴 로켓이 없어 프랑스 로켓을 빌려 고도 3만6000㎞ 정지궤도에 포진시키는 데 7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주산업을 키우면 우리의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으니 외국에 돈을 낼 필요가 없다. 우리의 로켓이 있으면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인공위성을 돈을 받고 쏘아 올릴 수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로켓을 20여 차례 재활용할 만큼 로켓기술이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한국도 재활용 로켓을 목표로 정하고 자체 로켓을 개발 중이다. 로켓 제조에 돈이 많이 들어가니 재활용하면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 발사를 싼 가격에 입찰할 수 있어 ‘돈을 버는’ 산업이 될 것이다. 인공위성 제조 능력은 지금도 좋은 만큼 시간이 지나면 더욱더 발전할 것이다.

우주산업을 육성하는 데 가장 주목해야 할 산업 분야는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우주개발을 늦게 시작한 만큼 소형 인공위성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과거 웬만한 가구 크기였던 전축이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MP3플레이어로 작아진 것처럼 인공위성도 소형화하는 추세다. 2024년 현재 무게 1~500㎏ 정도 인공위성을 초소형 인공위성으로 분류한다. 작지만 과거 1t 무게의 인공위성에 비해 성능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우주 선진국 일본은 북한이 미사일을 쾅쾅 쏴대자 발사 지점부터 비행경로를 모두 파악하기 위해 소형 인공위성 50기를 지구 저궤도에 발사하기로 결정했다. 우주개발에는 로켓, 인공위성, 기지국 설치와 촬영한 지구상 물체 해독력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우주개발에 늦은 한국으로서는 추격 시간을 단축할 분야로 소형 인공위성 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GPS 위성 확보가 시급하다. 우주개발 계획에서 2035년을 실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는데 시간을 앞당겨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은 지금 누리고 있는 경제적 풍요를 과도하게 즐기면 안 된다. 미래 세대를 위해 경제적 능력을 축적할 때다. 우주 선진국이라는 목표는 경제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대한민국을 강대국 반열에 올려놓을 기폭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