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끊이지 않는 이자장사 논란에 더해 비이자이익 확대가 과제인 시중은행들의 해외진출 행보가 속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미국와 일본, 영국 등 금융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장하던 이전과 달리 동남아가 최대 투자지역이 됐고, 폴란드 등 동유럽이 핵심 거점으로 부상한 게 특징입니다.

보도에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5대 은행이 해외에 설립한 법인과 사무소, 출장소, 지점 등 네트워크는 모두 합쳐 1,265개.

5년 사이 400개가 늘어날 만큼 증가세가 가파릅니다.

국내 은행들이 실적 호황기에 해외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투자처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영국, 일본 등 전통의 금융강국들에 주로 진출했다면, 이제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은행 자산이 집중됐습니다.

은행의 해외진출이 선진 금융시장에 깃발을 꼽는다는 의미를 넘어, 우리 기업이라는 확실한 수요처가 있고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을 찾아가는 개념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올들어선 폴란드와 멕시코 등 국내 전기차, 방산 산업의 생산기지이자 수요처로 부상한 신흥국엔 은행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나와 우리, 기업은행이 올해 내로 폴란드에 지점을 만들거나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고, 신한은행은 멕시코에 지점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처럼 활발한 해외진출에도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해외법인만 성장을 이어갔고, 우리는 역성장, 국민과 농협은행은 적자를 신고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급 실적'의 기반이 됐던 금리 폭등이 해외에서는 조달금리 상승과 대출 부실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실적을 갉아먹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같은 은행업이라도 선진국과 신흥국의 수익률이 서로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투자자산을 전략배분하듯 전략적으로 투자처를 다변화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은행장들의 연초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는 과제인 '해외 진출'.

현지 맞춤형 영업과, 전략적인 투자처 선정을 통한 수익창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단순한 'CEO 치적 쌓기'에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전범진입니다


전범진기자 forward@wowtv.co.kr
해외공략 나선 은행권…5곳 중 2곳만 실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