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희소 난치질환 신약으로 매출 1조 도전"
“인공지능(AI)으로 새 합성물 조합을 발굴하고 개발 효율까지 높였습니다. 5년 안에 희소 난치질환 신약으로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이지현 닥터노아바이오텍 대표(사진)는 2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올해 안에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신약 임상시험(IND)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를 전공한 뒤 서울대 약대에서 연구교수로 지내면서 항암제 재조합 시스템을 개발한 이 대표는 2017년 닥터노아바이오텍을 창업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 등장을 보면서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AI 혁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사업 목표는 분명했다. AI 신약 재조합 플랫폼 ‘아크(ARK)’로 의약품 개발까지 성공해내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AI 신약 개발 기업들이 기술이전에만 초점을 맞추던 때다. 그는 “기존 신약을 재조합해 새 질환군을 찾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임상 단계 약물독성시험 과정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새 플랫폼의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도 신약을 직접 개발해 승부를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아크는 신규 물질 대신 기존에 사용되는 약물을 재조합해 새 활용도를 찾아준다. 1억 개 넘는 신약 후보군 조합이 가능하다. 또 다른 AI 플랫폼 ‘노트(NOTE)’는 세포실험 단계에서 약물 효과를 확인하는 이미징 절차를 단축하도록 도와준다.

사업 모델은 희소질환 치료제에서 찾았다. 500명 넘게 필요한 항암제 임상시험과 달리 희소질환은 100명 내외, 극희소질환은 40명 정도가 임상시험에 참여한다. 신약 개발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든다는 의미다. 더욱이 임상 2상만 마치면 시판이 가능하다. ALS 치료제는 내년 미국에서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뒤센근이영양증(DMD) 치료제는 2026년 임상 진입이 목표다.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개발 절차를 단축할 수 있다.

이 대표는 “7000여 개에 이르는 희소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 치료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