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활동 마치고 종합보고서 제출…총격 첫 사망자 김안부씨 확인
"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계속 조사해 나갈 것"
5·18 종합보고서 "광주서 계엄군 헬기사격·민간학살 등 확인"(종합)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가 4년간의 조사 활동을 마치고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 의한 헬기사격과 민간인 집단학살 등이 이뤄졌음을 재확인했다.

조사위는 24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그간의 진상조사 결과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종합보고서에는 조사위가 선정한 17개 직권 과제에 대한 조사 활동 내용이 담겼다.

'진상 규명 불능' 결정이 난 6개 과제에 대해서도 조사 활동 내용과 부결 이유 등을 적었고, 차후 조사가 필요한 과제를 언급했다.

조사위는 우선 1995년 검찰 수사에서 경위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104건의 사망 사건에 대해 사인, 장소 등 경위를 새롭게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총상 사망의 상당수가 시민군의 총격이 아닌 계엄군의 총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계엄군 총격에 의한 최초 사망자는 1980년 5월 19일 밤 당시 광주양조장 공터에서 숨진 고(故) 김안부 씨라는 점도 새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 1995년 검찰 수사에서 타박사로 보고됐으나, 조사위는 계엄군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언급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간 중 전체 사망자는 166명으로 이 가운데 계엄군이 광주 외곽 지역을 봉쇄하면서 자행한 민간인 학살로 71명이 숨지고 208명이 다쳤다.

조사위는 1980년 5월 21일 광주천 사직공원 일대에서 500MD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점과, 엿새 뒤인 27일 광주 전일빌딩 일대에서 UH-1H 헬기에 장착된 기관총 등으로 인한 사격이 있었다는 점을 명시했다.

1980년 5월 20일 야간 광주역 인근 집단 발포로 사망한 민간인은 기존에 발표된 4명보다 3명 많은 7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지만원 씨와 일부 탈북민을 중심으로 제기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는 "일일이 검증했으나 근거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기재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 운동 발생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은 기재됐으나, 집단 발포의 명확한 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점은 한계로 남는다.

논란이 일었던 쟁점인 '권용운 일병 사망 사건'과 '무기고 습격 사건' 등 일부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법원 판결과 조사 결과 재정리 등을 통해 진전된 내용을 담았다.

보수정당 추천 위원 3명은 이런 종합보고서에 반대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고 이날 대국민보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핵심 인사를 조사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송선태 조사위원장은 전 전 대통령에게 방문조사를 강행하겠다고 했으나 재판과 건강상의 이유로 가족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아들인 노재현 씨와 두 차례 대면했으나 노 전 대통령의 대면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고, 교도소에서 작성했던 노트와 회고록 등도 전해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가족들과 접촉했고, 메모와 보고를 남기면서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 두 사람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추적하며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위는 종합보고서에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영할 것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기본법'(가칭)을 제정할 것 등 11개 항목을 국가에 권고했다.

2019년 12월 27일 설립된 조사위는 25일 오후 2시께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오월 영령에 참배하고, 해단식을 끝으로 4년간의 활동을 종료한다.

5·18 종합보고서 "광주서 계엄군 헬기사격·민간학살 등 확인"(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