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 중 '금속화재 대응절차'에 따라 진압
마른모래 준비했으나 활용 안해…진압된 것처럼 보여도 1천도 이상 고온으로 위험
소방당국 "리튬전지에 리튬은 소량…폭발가능성 낮아 물로 진압"(종합)
24일 경기도 화성 일차전지(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금속화재 특성상 폭발의 우려가 있어 진압이 지연됐다.

다만 이번 화재에서는 물에 닿을 시 폭발 위험이 있는 리튬이 일차전지에 극소량만 포함돼있고, 배터리가 진압 전 이미 전소돼 소방당국은 다른 일반적인 화재처럼 물을 사용해 불을 진화했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이번 화재를 맞아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 동원)를 발령하고 대응한 결과 현재 불을 모두 진화한 상태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SOP) 절차상 '화재대응 공통 표준작전절차'와 '금속화재 대응절차'에 따라 이번 화재에 대응하고 있다.

아리셀은 리튬 일차전지를 제조·판매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업체다.

리튬과 같은 알칼리 금속 등 가연성 금속이 원인인 '금속 화재'는 백색 섬광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으로, 진압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1천도 이상의 고온을 보여 위험하다.

특히 금속 분말로 인한 분진 폭발의 가능성이 있고, 일부 금속은 물과 반응할 시 발열반응에 의해 격렬히 폭발할 수 있어 진화가 매우 어렵고 위험하다.

이에 소방 당국도 이번 화재를 마른 모래 등을 활용해 진화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이 소량인 것으로 확인돼 물을 활용한 일반적인 진압 방식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방 진입 전에 배터리가 이미 전소돼 마른 모래 등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일차전지는 충전할 수 없어 완충된 상태로 제조되기 때문에 에너지가 가득 차 있어 화재 시 위험성이나 폭발의 가능성이 이차전지보다 더 크다"며 "리튬 등 금속 분말이 물에 닿게 되면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맞지만, 전지에는 리튬이 극소량만 들어갔기 때문에 물을 뿌려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사는 "이번 공장에서 확인된 배터리는 리튬분말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리튬이 포함된 전액이 적셔진 극재가 종이 형태로 말려져 있는 것"이라며 "물의 밀도를 200kg로 보면 리튬은 5kg 정도라 폭발 가능성은 매우 낮고, 실제로도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아울러 '인명구조와 대원의 안전 확보를 가장 우선'한다는 지휘 활동 기준에 맞춰 진압을 진행했다.

플래임 오버(복도와 같은 통로공간에서 벽·바닥의 가연물에 화염이 급속하게 확산하는 현상)나 백드래프트(가스와 열이 집적된 상태에서 다량의 공기가 일시에 공급돼 연소가스가 순간적으로 폭발하며 발화하는 현상)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현장 위험 요인을 점검하면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에 대응해 행안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고용노동부는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중산본)를 꾸렸다.

환경부는 화학사고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염소와 황산화물 등 유해화학물질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