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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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수도권 도심 곳곳에서 기승을 부려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서울 전역에서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총 7081건으로, 지난해(5600건) 전체 민원 수를 이미 넘었다.

러브버그가 집단 발생하기 시작한 2022년 당시에는 총 민원 4218건 중 80%(3558건)가 은평구에 몰려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서울 25개 전 자치구에서 민원이 발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는 강서구·양천구에서 은평·마포구 못지않게 민원이 쇄도했다"고 설명했다.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 네이처링에 따르면 지난 2일 인천 부평구를 시작으로 수도권에서 러브버그 목격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6월13일 경기도 부천에서 첫 관찰 기록이 나온 것과 비교하면 예년보다 최소 열흘 이상 빠르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으로 러브버그의 출현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은 1973년 전국 기온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뜨거운 봄이었다. 평균 기온은 평년 대비 1.3도 높은 13.2도였고, 영남권에 내려진 첫 폭염주의보도 작년보다 7일 빨랐다.

러브버그뿐 아니라 모기도 올해 더 빨리 창궐할 전망이다. 모기 전문가인 이동규 고신대 석좌교수(보건환경학)는 "높은 기온에 모기 성장 속도가 빨라졌고, 올해 들어 경기도 북부·서울에 적당한 양의 비가 자주 내려 모기가 증가하기에 아주 적당한 환경이 갖춰졌다"고 밝혔다.

말라리아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보다 일주일 앞당겨진 18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다. 한때 국내에서 완전히 퇴치됐던 말라리아가 다시 퍼지는 이유론 북한이 꼽힌다.

이 교수는 "말라리아 매개모기의 활동 반경은 10㎞를 넘기 때문에 비무장지대를 거뜬히 넘는다"며 "북한이 말라리아를 퇴치하지 못하는 이상 국내서도 완전 퇴치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선 보건당국이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를 빠르게 격리하고 모기 모니터링을 더욱 자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민들에게는 모기가 피하는 흰색·노란색 등 밝은색의 옷을 입고, 오래 야외활동을 할 경우 길고 헐렁한 옷을 입으라고 밝혔다.

러브버그 사태의 경우 예년처럼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러브버그는 비행 능력이 약한 편에 속하는 곤충이라 비가 오면 하루살이처럼 휩쓸려 내려간다"라며 "장마가 오고 나면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