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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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한 임산부가 남편이 저축한 돈으로 자신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린 사채업자와 짜고 납치자작극을 벌이다 들통났다.

23일(현지시각) 태국 월드 데일리 등 태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태국 중부 사뭇 프리칸 지역에 살고 있던 한 여성이 납치됐다. 남편은 아내의 휴대전화에 온 "아내와 아기의 안전을 원한다면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봤다. 그는 이후 영상도 받게 됐다.

영상속 임신 5개월 된 여성은 머리에 검은 가방을 쓴 채 손은 묶여 있었고 숲에 버려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남편과 친구, 가족들은 여성을 찾아 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고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납치 문자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5월 31일 오전 경찰과 구조대는 숲속 허물어진 건물 뒤편에서 한 여성을 발견했다.

구조에 함께 참여한 친구는 "그의 가방이 뒤집혀 있고 서류와 개인 소지품을 포함한 내용물이 땅에 흩어져 있는 등 '공포 상태'에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두 명의 남성이 나를 칼로 위협하고 픽업트럭에 태워 납치한 뒤 검은 가방을 머리에 씌웠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이어 "납치범들이 나에게 남편 계좌에서 8만 바트(한화 약 370만원)를 이체하도록 강요했다"며 "ATM기 인출 카드와 전화 카드도 모두 빼앗았다"고 했다.

경찰은 그러나 추가 조사 과정에서 여성의 진술에 이상한 점이 있다고 판단했고 그의 휴대전화에서 사채업자와 관련된 은행 이체와 영수증을 찾았다.

결국, 경찰은 3시간의 심문 끝에 이 여성이 사채업자와 함께 납치 자작극을 벌였다는 자백을 받았다. 여성은 그들로부터 7만바트(260만원)을 빌렸으며 이를 갚기 위해 이같은 자작극을 했다고 실토했다.

남편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고려해 아내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말아달라고 경찰에 요청한 상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