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강호 상대로 '전략' 구성 중…"형, 누나들에게 좋은 영향 줄 것"
'길몽' 꾼 태권도 선봉 박태준 "첫날부터 금메달로 출발하겠다"
"꿈에서 소변이 안 멈추고 계속 나오는 거예요.

병원을 막 가려던 순간에 깼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무조건 좋은 꿈이라고 하네요.

"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태권도의 선봉 역할을 맡은 박태준(경희대)은 지난주 유럽 전지훈련 기간 이같은 '길몽'을 꿨다고 한다.

우리나라 태권도 대표팀이 '금맥'을 캐는 걸 예지한 건 아닐까.

길몽의 당사자 박태준은 그렇게 생각한다.

박태준은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금메달을 꼭 따서 형, 누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겠다"고 자신했다.

2004년생으로 파리 올림픽 태권도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박태준은 팀의 선봉이다.

남자 58㎏급에 나서는 박태준은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가장 이른 8월 7일 출격한다.

간판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꺾고 파리행 티켓을 받은 박태준은 "출발을 잘해야 형, 누나들도 잘할 수 있다고 들었다.

첫날에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인 만큼 겁 없이, 준비한 걸 다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준을 누르면서 단번에 메달 기대주로 올라선 박태준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할 '전략'을 짜는 데 중점을 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수는 없다면서도 박태준은 "어떤 선수와 만나, 특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등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몽' 꾼 태권도 선봉 박태준 "첫날부터 금메달로 출발하겠다"
그러면서 "아예 이기고 있는 상황, 지고 있는 상황 등으로 나눈다.

지고 있다면 그 라운드를 버리고 다음 라운드에 집중할지 등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식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태준은 특별히 짠 전략 구성이 들어맞으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장준을 눌렀다.

오른발잡이인 박태준은 평소 왼발을 앞에 위치하고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장준과 남자 58㎏급 선발전에선 오른발을 앞에 뒀다.

장준을 꺾기 위해 일종의 모험을 택한 것인데, 전략이 적중하면서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는 박태준의 또 다른 소망은 '형제 금메달'이다.

이날 박태준의 훈련 파트너로 나선 선수는 바로 그의 동생 박민규였다.

세 살 터울인 박민규를 놓고 박태준은 자신보다 동생의 운동신경이 더 좋다고 평가했다.

어릴 때부터 많이 싸웠다는 동생과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게 박태준이 품은 소망이다.

박태준은 "가장 빠른 길은 중국에서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이 국가대표가 되는 건데, 그러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나도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남자 54㎏급, 난 58㎏급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는 게 구체적인 목표고 간절한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길몽' 꾼 태권도 선봉 박태준 "첫날부터 금메달로 출발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