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열렸다. 사진=최혁 기자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열렸다. 사진=최혁 기자
한일 재무장관이 과도한 통화가치 하락에 적절한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계적인 달러 강세로 엔화와 원화가 동반 약세를 거듭하자, 재차 구두개입성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하고 이런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지난해 6월 일본에서 개최된 이후로 1년 만에 열렸다. 회의를 우리나라에서 한 것은 8년 만이다.

양국 장관은 공동 보도문에서 "특히 양국 통화의 급격한 가치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계감을 갖고 민첩하게 정책 대응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공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공통의 정책 이슈들도 테이블에 올랐다. 양국 장관은 한국 증시의 가치를 높이는 '밸류업' 정책과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이전하는 '자산운용입국' 계획 등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의 저출산 대응책과 일본의 아동미래전략을 공유하면서 "저출생은 공통의 구조적 도전과제로서 최적의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정책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한일은 공통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 대응 파트너"라며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무대뿐 아니라 한일 및 한일중 재무장관회의 등 다양한 무대에서 협력해 국제사회 주요 이슈 해결에 기여하자"고 말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모두발언에서 경기 화성 리튬 일차전지 생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를 언급하면서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희생자 명복을 기원했다. 차기 '제10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내년 일본에서 열린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