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약 7%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주가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달 연례 주주총회가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정받는 엔비디아…"거품 해소" vs "바닥 다지기"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6.68% 하락한 118.11달러에 마감했다. 낙폭은 약 10% 급락한 지난 4월 20일 후 가장 컸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18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약 5500억달러 증발해 2조9000억달러까지 줄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 조정을 ‘거품 해소’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AI 열풍이 너무 과열돼 주식시장의 거품과 투자자들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3월 하순에도 20%가량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전환하며 신고가 행진을 벌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차트 분석가들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거의 바닥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제시한 단기 지지선은 115달러로, 24일 엔비디아 종가와 약 3달러 차이에 불과하다. 투자은행들도 90% 이상이 최근 급락을 단기간 급등에 따른 건전한 조정으로 파악하며 엔비디아에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가 하락의 요인 중 하나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보유 지분 매각을 꼽았다. 엔비디아는 이날 황 CEO가 최근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황 CEO는 13일부터 21일까지 7거래일간 보유 지분을 총 9460만달러어치 매각했다. 평균 매도 가격은 131.44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26일 연례 주총에서 황 CEO 등 경영진의 보상안을 투표에 부친다. 일각에서는 황 CEO가 주총에서 회사 비전에 대해 새로운 언급을 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 전문 매체 인베스토피디아는 “이번 주총이 엔비디아의 장기 성장 전망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