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전곡산업단지 내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배터리 업계 안전관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고온과 압력에 취약한 리튬 특성 탓에 다른 제조업보다 더 꼼꼼한 안전 대비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비츠로셀의 충남 당진 공장은 관련 업계의 모범적인 재해 대응 사례로 꼽힌다.

아리셀처럼 1차전지를 만드는 이 회사는 업계에서 ‘불사조’ 기업으로 통한다. 2017년 4월 대형 화재사고를 딛고 부활해 국내 1차전지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면서다. 비츠로셀의 충남 예산 공장은 화재 당시 관리동과 생산동 등 3개 건물이 모두 불에 탔다.

비츠로셀은 당진에서 새출발했다. 설계 당시부터 최우선에 둔 건 안전이었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는 25일 “진도 7의 지진도 견딜 수 있는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아리셀은 복층 구조에 가연성인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해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다. 비츠로셀 당진 공장은 단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를 적용했다.

자동분말소화설비와 팽창 질석도 다른 제조공장과의 차별점이다. 장 대표는 “스프링클러가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고 팽창질석이 드럼통으로 비치돼 있다”며 “건물 곳곳에 센서를 부착해 조금만 의심스러운 냄새가 나도 작동한다”고 했다. 질석은 열을 받으면 부피가 커지면서 불꽃과 열기를 차단하는 광물이다. 소방당국도 금속화재 진압 용도로 쓴다.

장 대표는 “개별 기업이 실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재원과 기술, 인력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