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들이 경기 화성시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관들이 경기 화성시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화성시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서 방독장비도 갖추지 못한 채 근무했다는 현직 경찰관 글이 올라와 논란이다.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경찰기동대 소속 경찰관이라고 밝힌 A씨가 "화성 화재 현장에 나갔던 경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무책임한 지휘부는 경찰기동대 직원들을 화재연기, 유해물질로 오염된 현장에서 효과도 없는 KF94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라며 사지로 내몰았다"며 "아무런 방독, 방화 장비도 없이 밥 먹는 시간 빼고 근무를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휘부는 그저 고위직이 현장 방문하는 것에 (대응하는 데에만) 급급하다"며 "고위직이 방문할 때 전부 의미 없이 길거리에 세워 근무시키고, 그분들이 가고 나면 그때 서야 다시 교대로 돌려 근무를 시키는 게 무슨 의미인가. 보여주기로 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A씨는 "근무를 시킬 거면 최소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지급하라"며 "그저 청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직원을 현장으로 내모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글에는 '좋아요' 600여개, 댓글 200여개가 달렸다.

이에 대해 경찰은 방진마스크 등의 장비를 보급했다고 해명했다. 화재 초기에 배치한 인력은 방독면을 지참했고, 이후 방진마스크도 지급했다는 설명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낮 12시 기동대 1개 중대(70여명)를 현장에 배치했고, 이들은 오전 7시까지 철야근무 후 다른 기동대와 교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기동대에 방독면을 지참해 가도록 지시했지만, 근무지가 화재 공장에서 150m가량 떨어져 있는 등 방독면을 착용하고 근무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때문에 KF94 마스크를 쓰고 근무한 직원들도 있었지만, 오후 6시 30분부터는 방진 마스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철야 근무도 해당 기동대의 동의를 받아 시행했고, 26일 오후 3시까지 휴무를 줬다는 설명이다. 이어 "교대한 기동대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 중"이라며 "현재 현장은 유해물질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