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 수요 강세에 유가 상승 마감…3주째 오름세 [오늘의 유가]
여름철 수요 늘어나는데 원유 재고 부족 우려
물가 부담으로 여행객 줄면 원유 가격도 하락 기대
지정학적 갈등은 원유 상승세 뒷받침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다시 반등했다. 여름철 강한 수요에 비해 원유 재고가 부족하다는 경고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는 이달 들어서만 6%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90달러(1.11%) 오른 배럴당 81.63달러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77달러(0.9%) 오른 배럴당 86.01달러에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인 21일에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 마감했지만 이날 다시 약 1% 상승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 WTI와 브렌트유 모두 약 6% 올랐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석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유가가 강세를 띠는 가장 큰 이유는 여름철 글로벌 원유 재고가 급감할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지난 20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4일 마감한 주의 원유 재고가 254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분석가 예상치(220만배럴 감소)보다 훨씬 큰 규모였다. 휘발유 재고도 230만 배럴 감소했다. 분석가들은 62만 배럴 증산을 예상했다. 만약 이번 주 발표될 EIA 데이터가 지난주에 이어 재고 감소를 나타낸다면 이는 또 한 번 유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 달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 휴일을 맞아 약 7100만명의 미국인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은 원유 수요 강세를 점쳤다. 다만 소비자들이 물가에 부담을 느낄수록 이러한 랠리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쉬 사장은 “인플레이션이 여름 여행 지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휘발유 주도의 (유가) 랠리는 향후 몇 주 안에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매 가격 상승이 휴가 계획을 더욱 제한하면서 다음 달에는 수요가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동,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도 유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소에 대해 드론 공격을 늘리고 있고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재수출 금지를 포함한 새로운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확정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TD증권의 라이언 맥케이 수석 상품 전략가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에너지 공급 위험 지표가 다시 급등하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WTI가 배럴당 81달러를 하회하면 투자자들은 매수 포지션을 청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