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김포철도 대책인데 차일피일…대광위 "협의 노력"
기약없는 5호선 연장 노선안 발표…인천-김포 강대강 대치
5호선 김포·검단 연장구간 노선의 최종안 발표가 기약 없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당초 지난달 중에 발표하기로 했던 5호선 연장구간(서울 방화역∼인천 검단신도시∼김포 한강신도시) 노선안을 아직도 확정하지 못했다.

대광위는 5호선 연장 노선을 두고 인천시와 김포시가 서로 각 지역에 유리한 노선안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자 지난 1월 조정안을 내놨고, 추가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았으나 두 지자체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못했다.

앞서 발표된 조정안은 5호선 연장구간 역사를 김포에 7개, 인천 서구에 2개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천지역 4개 정거장 설치를 요구했던 인천시는 서구 원도심 2개 역사가 빠진 조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에 4개 정거장을 설치하더라도 5호선 열차 운행 시간은 조정안보다 3분가량만 늘어날 뿐이라면서 김포시의 양보를 요구했다.

검단 원도심 주민들로 구성된 검단시민연합도 대광위의 기존 조정안은 잘못된 이용수요 자료를 토대로 마련됐고, 공정성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최근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원도심에 정거장을 설치해 보다 많은 주민이 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제는 김포시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약없는 5호선 연장 노선안 발표…인천-김포 강대강 대치
그러나 김포시는 대광위의 조정안을 100% 만족하지는 않지만 일부 양보해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천시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맞섰다.

또한 김포시민들은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교통수요 분산을 위해 대광위가 조속히 5호선 노선을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골드라인의 최대 혼잡도(정원 대비 탑승 인원)는 올해 3월 195%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달과 이달에는 각각 205%와 200%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안전사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포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김포골드라인에서 출근 시간대 발생한 호흡곤란 환자는 22명에 달하며 이 중 3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포시는 출근 시간대 김포와 서울을 잇는 급행버스를 35대까지 늘리는 등 혼잡도 완화 대책을 시행했으나 버스로 교통 수요를 분담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인천시 요구안은 광역철도를 완행으로 만드는 비효율적 노선"이라며 "5호선 연장은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와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일부 주민단체도 김포 시민단체와 뜻을 함께 하며 인천시가 기존 안을 고집하기보다는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광위 조정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단신도시 주민은 최근 인천시 온라인 열린시장실 게시판에 대광위 조정안 확정과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려 6일 만에 답변 기준인 3천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5호선 노선을 놓고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대광위는 최대한 두 지자체의 이견을 조율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관련법 개정으로 대광위에 광역교통 노선과 관련한 직권 심의·조정 권한이 생겼지만, 강제조정보다는 최대한 합의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대광위 관계자는 "5호선 사업의 선제 조건인 서울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이나 철도 사업비 분담을 위해서는 지자체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지자체 협의 없이 노선을 확정한다면 오히려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서는 협의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5호선 노선 확정 시점이나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며 "다만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노선안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