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는 젤렌스키, 격전지 동부 지역 지휘관 전격 교체
러시아의 거센 공세로 우크라이나가 주요 전선에서 수세에 몰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격전지인 동부 지역 지휘관을 전격 교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교체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세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경질성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화상 연설을 통해 동부 지역 사령관 교체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합군 사령관이었던 유리 소돌 중장이 물러나고 이 자리를 안드리 흐나토프 준장이 대신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교체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외신은 앞서 민병대에 뿌리를 둔 준군사조직인 아조우연대를 이끄는 보흐단 크로테비치가 소돌 사령관의 행동이 심각한 군사적 패배와 병력 손실로 이어졌다고 비판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크로테비치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익명의 장군을 거론하며 "러시아군보다 우크라이나군을 더 많이 죽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소돌 사령관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군병력이 내가 누구를 말하는지 알 것"이라며 "군의 99%가 그를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수사국(SBI)에 그가 저지른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소돌 사령관에 대한 형사 고발이 제기된 상태다.

크로테비치는 후임으로 임명된 흐나토프 준장에 대해서는 "매우 훌륭한 장교"라며 "최전방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더 나아지기 바란다"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군 관측통들도 소돌 사령관의 교체를 환영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의 전직 국방 기자였던 일리아 포노마렌코는 소돌 사령관을 "악명높은 끔찍한 복무로 극히 인기가 없는 사령관"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소돌 사령관은 지난 2월 군 개편 과정에서 연합군 사령관으로 기용됐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육군을 이끌었으며, 최근 몇 달간 러시아의 진격 속에 고군분투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는 전세 전환의 계기가 절실한 가운데 작전 실패로 비판받는 사령관 대신 새로운 인물을 내세울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후임인 흐나토프 준장은 앞서 러시아로부터 남부 케르손 지역을 탈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