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커피값 2주 만에 최고치 [원자재포커스]
1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커피값 2주 만에 최고치 [원자재포커스]
커피 원두 가격이 2주래 최고치까지 급등했다. 주요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평소보다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며 커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면서다. 베트남에서는 1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며 수출량이 감소하기도 했다.

24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뉴욕 아라비카 커피 생두 선물(9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약 5.4% 오른 한 자루당(60kg) 당 237.1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로부스타 커피 7월물은 3.51% 오른 t당 4450달러에 거래됐다. 두 선물 모두 지난 6일 가격을 넘어서며 약 2주 만에 최고 기록을 썼다.
뉴욕 아라비카 커피 생두 9월물 가격/자료=바차트
뉴욕 아라비카 커피 생두 9월물 가격/자료=바차트
런던 로부스타 커피 생두 7월물 가격/자료=바차트
런던 로부스타 커피 생두 7월물 가격/자료=바차트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올해 베트남 커피 재배 농민들은 약 1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큰 타격을 입어 시장에서는 로부스타 커피값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터 커피 생두 생산국이다. 베트남 상업거래소(MXV)는 올초 베트남 중부 고원 커피 지역을 강타한 극심한 가뭄과 더위로 베트남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16%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XV는 "최근 베트남의 주요 커피 재배 지역에 비가 내렸지만, 연초 발생했던 가뭄의 영향을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다"며 "커피 생산량은 수년 내 최저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산량 감소는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베트남 5월 커피 수출도 감소했다. 베트남 관세청은 24일 5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7만9358t으로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5월 수출량 기준으로는 2009년 이후 최저치다. 1월부터 5월까지의 커피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 적은 81만7154만t이라고 밝혔다.

브라질도 가뭄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커피 수확은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아라비카 생두 가격은 당분간 혼조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 기업인 사프라스앤 메르카도는 브라질의 올해 커피 수확이 지난 18일 기준 현재 44% 완료됐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 동기 기준인 39%, 5년 평균치인 40%를 웃도는 수치다. 소마르 기상청은 24일 브라질 아라비카 커피 생산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브라질 남동부의 미나스제라이스주에 지난 한 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매가격 상승은 소비자 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럽 27개국 커피 물가 상승률은 1.6%, 지난 5월에는 0.7%로 집계돼서다. 로부스타 생두를 선호하는 이탈리아에서는 4월 상승률은 2.5%, 5월 상승률은 2.1%로 전체 인상 폭보다 더 컸다.

커피값은 가뭄 우려로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자루당 160달러 수준에 머물던 아라비카 커피 생두 선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180달러로 가격이 뛰었다.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져 4월에는 200달러를 넘겼다. 로부스타 커피 7월물과 9월물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꾸준히 오르다 4월에 t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