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 만들기’ 캠페인 활동. /서울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 만들기’ 캠페인 활동. /서울시교육청 제공
최근 다크웹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청소년의 마약 접근이 쉬워지면서, 청소년 약물 오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교육계는 청소년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소년의 유해 약물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관 중 하나다. 청소년을 마약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6월 ‘불법 약물 사용 근절 예방교육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 사업’에 신규 예산 5억400만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학생들에게 약물의 위험성을 교육하고, 약물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4개 유관기관 ‘맞손’…힘 합쳐 마약 대응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서울경찰청,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업무 협약 체결을 통해 청소년 마약 예방을 위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는 청소년 약물 오남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나비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와 펜타닐 등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이 급증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속 합성 마약류를 포함한 청소년 대상 마약류 유통도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10대 마약 사범은 1477명으로 2022년(481명)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마약 청정 학교 만들자"…서울시교육청, 전방위 예방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먼저 지난해 6월 19일 서울시, 서울경찰청,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청소년 마약 검사와 중독자 치료·재활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해 학교 주변 마약류 단속과 점검을 강화하고 청소년 마약사범을 계도 및 관리하고 있다. SPO는 학생 대상 마약범죄 예방 교육을 직접 진행할 뿐만 아니라 시교육청 교육자료 개발 시 자문도 제공한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교육청과 협력하여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에 강사를 지원하였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관련 상담 창구를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서울시와 함께 지난해 7월 ‘청소년 마약류 접근차단 영상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해 우수작품을 포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소년들에게 마약류 접근의 위험성을 알리고, 마약류 오남용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학생 대상 ‘맞춤형’ 교육 제공

시교육청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학생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서울시와 협력해 약사, 변호사, 퇴직 교사를 포함한 전문 인력 30명을 위촉하고,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학생 교육을 위한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해당 과정을 수료한 전문 강사는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까지 희망하는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반별 마약 예방교육 1500회를 지원한다.

초·중·고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 발달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교육자료를 제작해 배포한다. 시교육청은 전문가 집단과 협력해 카드뉴스 3종, 동영상 3종, 웹툰 2종을 제작하고 총 18종의 표준화된 교육자료를 개발한다.
지난 10~14일 서울 독립문초등교에서 진행된 마약 예방 캠페인 행사에서 학생들이 증강현실(AR) 프로그램을 활용한 마약 예방 펌프 게임을 즐기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지난 10~14일 서울 독립문초등교에서 진행된 마약 예방 캠페인 행사에서 학생들이 증강현실(AR) 프로그램을 활용한 마약 예방 펌프 게임을 즐기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체험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약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체험할 수 있는 VR·AR 프로그램 등 학생 참여 중심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고등학생에 대한 교육도 강화한다. 시교육청은 올해 겨울 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시와 협력하여 마약류 예방 뮤지컬 공연을 제작해 관람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직원·학부모 교육 지원…전문성·지도역량 강화

학생 지도역량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직원 연수를 운영한다. 청소년이 마약류에 접근하는 방법 등 실제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청소년 마약 예방 교육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외국 사례를 파악해 한국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 연구를 지원한다. 교직원 연수는 청소년 마약 예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한다. 최신 마약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가정에서의 자녀 지도를 돕기 위해서다. 시교육청은 학부모 대상 연수를 제공하고 학부모 대상 청소년 마약 예방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학부모 교육은 가정 내에서의 약물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녀와의 소통을 통해 약물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원격연수 프로그램을 제작해 2000여 명의 교직원이 이수했고, 학교로 찾아가는 교직원 및 학부모 대상 연수를 120회 지원했다”며 “교직원과 학부모의 마약 예방 교육 참여를 확대하고, 보다 효과적인 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보 확대…행사·캠페인 개최

지난달 10일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열린 ‘서울공동체 함께 걷기’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약NO! 다짐나무 코너’를 구경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지난달 10일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열린 ‘서울공동체 함께 걷기’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약NO! 다짐나무 코너’를 구경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시교육청은 마약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다양한 행사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약물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 만들기’ 캠페인과 ‘마약예방 영상 콘텐츠 공모전’을 열었다. 상암 하늘공원에서 ‘서울교육공동체 함께 걷기’ 행사를 통해 마약의 위험성을 인식시키는 활동을 했다.

시교육청은 26일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을 맞아 증강현실(AR) 프로그램을 활용한 청소년 마약 인식개선 및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서울 독립문초등학교(6월 10일~14일)와 서울광장(6월 20일~23일)에서 진행된 ‘마약 예방 합동 캠페인 행사’에서 학생들은 마약 예방 게임 등의 활동에 참여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매트 위 빔을 터치하는 신체활동으로 ‘마약 잡기’, ‘마약 헌터’ 등의 콘텐츠를 체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통해 마약 예방을 다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세계 마약퇴치의 날이 포함된 주간에는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한다. 학생 개인 SNS 등을 통해 사진과 문구 등을 홍보하는 학생 참여형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희망 학교에는 축제와 체육대회 기간에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 체험 부스를 지원한다.

시교육청은 이같은 다양한 방안이 포함된 ‘불법 약물 사용 근절 예방교육 종합 추진계획’을 3년 동안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려운 만큼 청소년들이 단순한 호기심으로도 쉽게 접근하지 않도록 다양한 예방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타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을 강화해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서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