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정당이면 이런 모습 나올 수 없어" 내부 비판
'채상병 특검법' 與 내분 양상…野 내부선 '호재' 인식도
'흥미진진' 與 전대 바라보는 '답정너' 민주…속내 복잡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나란히 차기 당 대표 선거 레이스에 돌입한 상황에서 여당의 당권 4파전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한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예측 불가 분위기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달리 민주당 전당대회는 맥 빠진 채 치러지게 생긴 탓이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이 대표선거 후보로 출마해 이미 한껏 달아올랐다.

이들이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으로 나뉘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과 달리 민주당 대표 선거에는 이재명 대표 외에 뚜렷한 주자가 없어 '답정너'(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답만 하면 된다) 양상을 보인다.

한때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점쳐졌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움직임은 현재로서는 감지되지 않는다.

출마설이 도는 5선의 이인영 의원에 대해서도 아직은 불출마 쪽에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사이에서는 '일극 체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건강한 정당이면 이런 모습이 나올 수 없지 않나"라며 "당연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까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인영 의원을 향해 "당원과 국민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야 다음도 도모할 수 있으니 (이번에) 도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출마를 '종용'했다.

비명계 사이에서 번지는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고위원 후보 역시 친명(친이재명)계를 자처하지 않으면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강선우·김병주 의원 외에도 최고위원 도전이 점쳐지는 김민석·전현희·민형배·한준호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김지호 부대변인까지 친명 일색이다.

최근 당 회의에서 강민구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하자 당내에서도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다양성을 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물론 국민의힘 당권 주자 간 경쟁 격화에 반사 이익을 기대하는 기류도 읽힌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이 제삼자가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내용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을 언급하면서 여권 내 분열 양상이 나타나자 이를 정국의 호재로 인식하는 게 민주당 내 대체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특검법을 둘러싼 토론의 주도권이 여권으로 넘어갈 수 있어 마냥 호재로 볼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만일 여당과 합의 없이 특검법 단독 처리를 밀어붙였다가 대통령 거부권 벽에 부딪혀 특검 도입이 오히려 늦춰지는 듯한 장면이 연출될 경우 민주당에도 일정 정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