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두번째)이 6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시니어 올림픽에서 내빈들과 함께 파크골프 기념시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두번째)이 6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시니어 올림픽에서 내빈들과 함께 파크골프 기념시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구청장 조성명)는 26일 탄천 파크골프장 준공식을 개최한다. 탄천 파크골프장은 강남구 세곡동 일대 탄천 둔치에 2만4,552㎡, 27홀로 서울 최대 규모로 조성됐다.

최근 파크골프가 시니어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로 떠오르며, 도심 곳곳 공원이나 하천에 파크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 환경단체는 "하천에서 살아가는 생물을 쫓아낼 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함께 누려야 할 공간을 특정 동호인들이 사유화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미 각종 체육시설이 난립한 하천부지에 향후 2년간 파크골프장 77곳을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과도하다"면서 "하천부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않는 것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일시적으로 불어난 유량을 받아낼 최소한의 안전장치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크골프장 둘레를 두른 2미터 넘는 높이의 펜스는 하천 생태계를 단절할 뿐 아니라, 홍수로 인해 둔치로 물이 넘쳤을 때, 유수 흐름을 방해해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도 있다"면서 "기후 위기로 인한 재난이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서식지에서 쫓겨난 생물의 다양성이 급속히 사라져가는 시기에 하천변 파크골프장 건립은 부적절하다"고 우려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파크골프장 하나의 코스(9홀)를 조성하기 위해선 약8,250㎡의 면적이 필요하다. 파크골프장 코스 하나가 축구장 면적(7,140㎡)보다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셈이다. 그러나 도심에서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부지를 찾을 수 없으니, 자치구는 공원과 하천으로 눈을 돌려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왔고, 서울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13곳 중 10곳이 하천에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최근 급증하는 파크골프 인기에 발맞춰 2026년까지 서울 시내에 파크골프장 77곳을 추가 조성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시니어올림픽’ 축사를 통해 "현재 서울 시내에 파크골프장이 12곳 있는데 조만간 11곳이 더 생긴다"며 "2026년까지 총 700홀, 77곳을 추가로 조성하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파크골프는 공원이나 공터에 마련된 구장에서 채 하나로 18홀을 도는 경기로 최근 시니어층 사이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국적으로 동호인 수가 15만 명을 웃돌고, 서울의 경우 3년 새 매년 40%가량 동호인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각 자치구에는 구장을 늘려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오 시장은 "서울은 이제 빈 땅이 많지 않다. 땅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나마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한강변과 지천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지역에 구장을 조성하려면 한강유역관리청의 하천점용 허가가 필수다.

그는 "두 달 전 환경부 장관, 한강유역관리청장을 만나 각별히 부탁해 하천점용 허가를 융통성 있게 해주시기로 약속을 받아냈다"며 "조금만 기다리시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파크골프장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도 축사에서 "어르신들이 파크골프장을 원하신다면 무제한 만들 것을 약속한다"고 힘을 실은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