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
치솟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에서 타지역으로 이주하는 '탈서울'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4년 1~4월 국내인구이동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타 시·군으로 거주지를 옮긴 인구는 전년보다 17만6000명 늘어난 234만8000명이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서울은 떠나는 인구가 늘고, 경기·인천은 유입되는 인구가 불어났다. 올해 1~4월 서울에서는 4710명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799명보다 약 24% 늘어난 수치다. 반면 경기는 지난해 1만7551명보다 7.7% 늘어난 1만8908명이 순유입됐다. 인천도 지난해 9841명에서 25% 증가한 1만2302명이 순유입됐다.

경기·인천 아파트를 사들이는 서울 거주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기권 아파트를 사들인 서울 사람은 4729명으로 지난해 4086명보다 15.7%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도 661명에서 769명으로 16.3% 증가했다.

부동산인포는 높아진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경기,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서울 전셋값은 0.17% 오르면서 5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도 녹록지 않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5월 서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1170만6000원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41만4000원에서 24.35% 급등했다. 전용면적 84㎡로 환산하면 10억5000만원에서 13억1000만원으로 2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이에 비해 경기·인천은 서울의 반값에 집을 구매할 수 있다. 경기의 1㎡당 평균 분양가는 633만6000원으로 서울의 54.1% 수준이었다. 인천의 1㎡당 평균 분양가는 552만7000원으로 서울의 47.2%에 그쳤다.

통계청 자료에서 최근 10년간 서울에서 경기로 전입한 인구는 340만5000명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주 사유는 '주택'을 꼽은 인구가 136만4000명으로 '가족(88만8000명)', '직업(68만명)'보다 많았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도 42만7000명을 기록, 경기 다음으로 많았다. 가장 많은 이주 사유도 '주택(14만8000명)'이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경기, 인천으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며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교통 인프라 개선도 탈서울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