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내 일부 해수욕장이 조기 개장하면서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 피서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도 내 일부 해수욕장이 조기 개장하면서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 피서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인 가족이 5박 6일 제주도 가족여행 다녀왔는데 돌아온 후 신용카드 명세를 보니 680만원을 썼더라고요. 짜장면 한 그릇에 1만6000원, 회 한 접시 18만원, 흑돼지 3인분에 12만원, 호텔에 묵었지만 수영장 입장료는 따로인데다 썬베드는 3시간에 5만원, 구명조끼 대여 2만원이더라고요. 예전에 찾던 제주도 물가가 아니네요. 이래서 요즘 제주도 가느니 일본 가는 게 더 저렴하다는 말이 있나 봅니다." (제주도 휴가를 다녀온 A씨의 후기 중)

예년보다 빨라진 무더위에 일찍부터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20~69세 남녀 3000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여름 휴가 계획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름휴가 중 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의 1687명 중 70.8%가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18.6%, 국내 여행과 해외여행 둘 다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10.6%로 확인됐다.

최근 근거리 관광 수요가 급증에 따라, 촌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일명 '촌캉스'와 같은 경험 기반 국내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여행 중 가장 인기 있는 휴가지로 꼽힌 곳은 어디일까.

이번 여름휴가 때 국내 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지역은 강릉, 속초, 양양 등이 포함된 강원도(31.3%)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제주(18.1%), 부산(9.1%) 순으로 나타났다.

각 지방 자치도에선 여름 특수를 노린 이색 테마 관광 및 다채로운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이에 대한 홍보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휴가 트렌드 중 하나인 촌캉스와 부합되어 소비자들의 큰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강원도 양양은 서퍼들의 성지로 불리며 이미 20, 30대에게 주목받는 여행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도심을 벗어나 짧은 일정으로 색다른 정취를 맛보며 힐링을 할 수 있어 20, 30대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강원도 여행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를 차지한 제주는 바다, 산의 자연경관이 주는 힐링, 이국적인 매력 등이 제주의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제주의 이미지 키워드에서 '비쌈', '바가지'와 같은 높은 물가와 그에 따른 상황을 대변하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 제주 여행 트렌드는 무엇일까. 응답자 10명 중 5명꼴로 제주 맛집 투어(54.1%)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각종 체험 투어(해녀 체험, 오름 투어 등)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제주 카페 투어(32.8%), 4위는 트래킹, 5위는 서핑 등 해변 활동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 카페 투어는 제주만의 이색적인 지역 감성과 특색 있는 카페 분위기가 어우러져 제주를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 제주도 카페의 커마카세(커피+오마카세)가 방송을 타며 화제가 되었다. 이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어필되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올여름 휴가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응답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국가는 '일본(37.3%)'으로 확인되었다.

엔저현상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여행 경비와 가까운 거리의 이점으로 인해 일본 여행의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 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 사진=뉴스1
뒤를 이어 베트남(13.5%), 태국(7.4%), 싱가포르(3.9%), 중국(3.5%), 필리핀(3.3%) 순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가 여름휴가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이들 지역은 저렴한 물가와 함께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이 많은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접근성 또한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챙기며 여름휴가를 보내고자 하는 니즈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여행 준비 시, 어느 채널을 통해 정보를 가장 많이 찾아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유튜브를 통해 여행 정보를 찾아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정보를 찾는 채널 순위는 유튜브(38.0%), 블로그(23.7%), 온라인 카페(각종 지역, 국가별 여행 카페 등) 18.7%, 인스타그램(9.1%), 여행 서적(4.9%) 순으로 확인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