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관측 임무에 투입…"지구 기후 변화의 열쇠"
금성 지도 만드는 국제 프로젝트에 韓 IBS 참여한다
금성의 고해상도 지도를 만드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한국 연구팀이 참여한다.

26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금성 궤도선 '엔비전'(Envision) 프로젝트의 공동연구자(Co-I)로 이연주 IBS 기후 및 지구과학 연구단 행성대기 그룹 CI가 합류했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금성은 지구와 질량과 크기 등 물리적 특성이 가장 비슷해 '쌍둥이 행성'으로 불리지만, 평균 온도가 467도에 달하는 '불지옥'이다.

비슷한 시작점을 가진 두 행성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 원인을 알아낸다면 미래 지구에 닥칠 극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SA는 지난 1월 '비너스 익스프레스'(2005∼2014년)에 이은 두 번째 금성 탐사 임무 '엔비전' 추진을 확정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내부 중심부에서 대기권 상층부까지 금성의 전체적인 고해상도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2031년 발사해 2034년 금성 궤도에 안착, 관측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엔비전 임무에는 금성의 지형을 탐구하는 2개의 탑재체(SRS)와 금성 대기를 측정하는 탑재체 '벤스펙 수트'(VenSpec Suite) 등 3개의 탑재체가 실린다.

이연주 CI는 이 가운데 벤스펙 수트의 공동연구자로 참여해 대기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벤스펙 수트는 금성 구름 상층의 미량 기체들과 미확인 흡수체를 추적하는 'U', 지표에 가까운 대기를 탐사하는 'M', 밤의 구름 아래 고도나 낮의 구름 상층 대기를 관측하는 'H' 등 3개의 분광기로 구성되는데, 이연주 CI는 IBS에 합류하기 전 벤스펙 수트 U 연구에 참여한 바 있다.

공동연구자는 벤스펙 수트의 관측자료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다.

2034년 자료가 취득되는 즉시 선제적 연구가 가능하다.

5억유로(7천445억원) 규모의 엔비전 임무에서 한국 측 분담비는 없다.

또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 학생과 연구원을 협력자로 초대할 수 있어 국내 연구진이 거대 우주 임무에 참여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연주 CI는 "앞으로 한국이 자체적인 행성 탐사선을 보유하게 된다면 IBS 행성대기 그룹에서 경험을 쌓은 신진 연구자들이 국내 행성 탐사 임무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IBS 행성대기 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국내 첫 금성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금성 장기관측 프로젝트(CLOVE)'로 명명된 이 사업은 3년마다 초소형 위성을 띄워 10년 이상 금성을 관측하는 게 목표다.

2026년 첫 발사를 목표로 국내업체와 탑재체를 개발하는 한편 초소형 위성 본체를 개발할 업체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