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AI 메타버스 국제영화제가 지난 15~16일 구미에서 열렸다. 경상북도와 구미시 관계자, 영화·영상산업 전문가,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경상북도 제공
경북 AI 메타버스 국제영화제가 지난 15~16일 구미에서 열렸다. 경상북도와 구미시 관계자, 영화·영상산업 전문가,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경상북도 제공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선언하고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문화 경제 분야에 폭넓게 접목하고 있는 경상북도가 지난 15~16일 구미에서 국내 최초로 연 AI 메타버스 국제영화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경상북도는 지난 3월부터 공모를 시작한 ‘2024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화제(GAMFF)’의 오프라인 개막식과 시상식, 포럼, 영화 상영을 구미 금오산 잔디광장과 롯데시네마 2개 상영관,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 갬프월드 등에서 열었다.

지난 3월 국제 공모에 들어가 42개국에서 작품 527편이 들어왔다. 영화제 참가자들은 영화감독 16명, 연출 감독 3명을 비롯해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대표, 강원영상위원회, 동화작가 등 전문가가 많았고 일반인도 있었다. 작품은 5~90분 길이로 영화가 202편, 영상이 325편이었다.

○GAMFF 포럼 … “AI로 인문학적 지식과 철학적 기반이 더 중요해져”

15일 금오산호텔에서는 ‘예술과 기술의 융화, 새로운 창작과 국제교류의 확장성’을 주제로 GAMFF 포럼이 열렸다.

양윤호 GAAFF 예술총감독은 기조강연에서 “전문가들은 AI가 인류 전체가 가진 지식을 초과하는 기술적 임계점이 30년 또는 그 이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AI는 기존 영화산업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와 작업하며 깨달은 것은 인문학의 중요성”이라며 “AI를 잘 다루고 활용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아는 만큼 AI에 요구할 수 있고, 디테일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인문학적 지식과 철학적 기반 없이는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작자들이 더 많은 시간을 아이디어 개발과 창의적인 활동에 쏟을 수 있게 하고 더 혁신적인 작품을 생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 총감독은 “AI는 국제 교류를 확대하고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 것”이라며 “예술작품이 디지털화하고 AI를 통해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즐기고 소통해 글로벌 예술시장 활성화와 문화교류 증진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어장벽 해체 … 인물과 배경 나라별 사용자 맞춤형 작품 제작 시대 예고

이한진 한동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AI 기술과 영화창작 영향력 확대에 대한 강의에서 “영화라는 장르의 문법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대가 왔다”며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AI가 시나리오 작성, 배우 캐스팅, 영상 편집 등 제작 과정을 주도하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시간으로 번역돼 언어의 장벽을 해체할 뿐 아니라 인물과 배경을 나라별 특성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어 문화적 친밀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I 제작 영상시대에 감독과 PD는 개인화된 관객, 첨단기술 기반 사용자 맞춤형 작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해졌다”며 “본격적인 AI 영화 시대를 맞아 예술적 감성, 참신한 기술, 영상의 표현 등 고차원 방정식의 절묘한 해법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통적인 극장 생태계를 넘어 멀티스크린으로 개별 감상의 시대, 확장된 경험을 위해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관객이 참여하거나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 접속해 혼합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튜브와 틱톡, 넷플릭스가 보여주는 스토리와 플랫폼 결합의 힘을 세계 사람들이 경험해왔다”며 “AI 기술은 콘텐츠산업의 지평을 넓히고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